펭수, 제가 키웠습니다! '펭수 매니저' 박재영 PD 인터뷰

pige326@donga.com2019-11-14 17: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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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대스타를 꿈꾸며 EBS 연습생으로 활동 중인 펭수. 연습생 신분이지만 그 어렵다는 '방송사 대통합'을 해내면서 펭수의 인기는 나날이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펭수를 향한 러브콜이 무섭도록 함께 바쁜 이가 있으니, 바로 펭수의 매니저로 통하는 EBS 박재영 PD입니다.

펭수가 입이 닳도록 부르는 "매니저"는 펭수의 든든한 조력자입니다. 남극에서 한국까지 홀로 헤엄쳐온 열 살 펭귄이 타지에서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펭수 곁을 지킵니다. 때로는 뼈 때리는 조언(?)도 과감하게 날립니다. 이들이 보여주는 '질척이는' 케미에 펭수 매니저를 향한 관심 역시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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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 매니저와 펭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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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를 처음 만났을 당시 박재영 PD는 EBS 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조연출을 맡고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펭수와 함께 출연할 계획은 없었어요. 펭수가 제작진의 도움이 필요할 때 정해놓은 신호가 '매니저'였는데, 그때마다 도움을 주러 달려가다 보니 제가 매니저로 불리게 된 거죠."

조연출이었던 본인에게 사람도 아닌 동물 매니저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박 PD. 그는 "'세나개'에서 매일 보던 강아지들과 달리 펭수는 자기 똥은 본인이 내릴 수 있는 아이라 편한 부분이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하도 붙어 다녀 펭수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게 없을 거라 생각한 박재영 PD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몇 가지 있다는데요.

펭수, 스위스에서 한국 어떻게 왔니?
남극에서부터 한국까지 헤엄쳐 왔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펭수는 스위스까지 비행기를 타고 왔습니다. 즉, 스위스부터 한국까지만 헤엄쳐 온 것입니다. 펭수의 주특기인 '요들송'은 저가항공을 타고 넘어오던 중 스위스에 불시착하면서 배운 능력이라고 하네요.

박재영 PD는 펭수가 스위스에서 수영만으로 한국까지 왔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 아닌가 싶다며 의문을 제시했습니다.

열 살 펭귄의 체력 문제가 아닌 '지정학적' 이유에서입니다. "스위스는 내륙 국가인데"라고 말문을 뗀 박재영 PD는 사방팔방에 바다가 없는 스위스에서 대체 어떻게 수영을 시작할 수 있던 건지 나름대로 과학적인 의심을 제기했습니다.

펭수, 미국발음은 대체 어디서 배운거야?
펭수는 요들송은 물론 프리스타일 랩, 비트박스까지 섭렵한 음악 능력자입니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제대로 젓기 위해 필수로 갖춰야 할 '외국어 실력'도 겸비했습니다. 모국어인 펭귄어, 한국어, 일어, 그리고 영어까지 4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합니다. 이렇게 뛰어난 외국어 실력에 박재영 PD는 펭수의 본적이 어딘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하네요.

펭수가 SNS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제작진도 몰랐던 그의 행적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펭수가 “내 영어 발음은 뉴욕 발음이다"라고 댓글을 남길 때면 박재영 PD는 '이 친구가 미국에서도 살다 온 건가' 싶을 때도 있다고 궁금증을 전했습니다.

자료제공: EBS 교육방송
펭수를 구해 주신 아주머니를 찾아요
펭수는 어떻게 한국에 오자마자 EBS로 갈 생각을 했을까요? 박재영 PD에 따르면 펭수는 인천 앞 바다에서 동네 아주머니께 구조되었다고 합니다. 아주머니가 미역으로 뒤덮여 표류한 펭수를 건진 것입니다.

정체 모를 아주머니의 선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한국 땅이 낯설 펭수를 위해 인천에서 일산 EBS까지 함께 택시를 타 주기까지 했다네요. 하지만 제작진이 펭수를 봤을 때 아주머니는 이미 홀연히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박재영 PD는 매니저이자 제작진으로서 아주머니께 사례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떻게 이런 큰 거대한 복덩이를 EBS에 싣고 오셨는지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아주머니를 찾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수소문을 해봤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라 구독자들의 제보가 필요하다는 당부도 남겼습니다.

자료제공: EBS 교육방송
'1기 펭수 매니저 졸업생'을 자처한 박재영 PD. 다시 펭수 매니저로 복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펭수가 미국 엘렌쇼에 출연하는 그날이 오면 그때만큼은 PD가 아닌 매니저로서 따라가겠다"고 답했습니다.

아직도 비밀이 많은 펭수이지만 제작진들은 펭수만이 간직한 비밀을 애써 캐내려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펭수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낼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네요.

"펭수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열 살 펭귄"이라며 무한한 애정을 보이는 제작진. 그들이야말로 펭수 신드롬의 숨겨진 공신이었습니다.


박선주 기자 pige32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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