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소녀 '레모네이드 장사'에 협박꾼 등장…아빠 분노

celsetta@donga.com2017-07-23 06:00:01
공유하기 닫기
사진=Honey9사진=Honey9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는 아이들이 집 앞에 작은 가판대를 차려 놓고 음료를 파는 장면이 곧잘 등장합니다. 소꿉놀이 같은 이 가판대는 ‘레모네이드 스탠드’ 라고 불리며, 소년 소녀들이 용돈을 벌거나 자선단체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름철에 주로 설치합니다. 집에서 직접 만든 레모네이드를 팔며 어린 나이에 경제활동을 체험해 보는 것은 아이들에게 성취감도 주고 경제관념도 심어 주는 계기가 됩니다.

캘리포니아 디스커버리 베이에 사는 열세 살 소녀 재스민 라 로쉬(Jasmine La Roche)양도 최근 여름을 맞아 집 앞에 시원한 레모네이드 스탠드를 꾸몄습니다. 자기 손으로 돈을 벌 생각에 뿌듯한 마음으로 앉아 있던 재스민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고, 아이는 손님을 반가워하며 벌떡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손님인 줄 알았던 남성은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꺼내 보이며 “너 이거 허가 받고 하는 거니? 장사하려면 허가가 있어야 해. 허가증 보여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한다”고 위협했습니다. 깜짝 놀란 재스민은 벌벌 떨다가 울면서 집 안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아빠 리처드(Richard)씨는 “감옥 가기 싫어요”며 엉엉 우는 딸아이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차리는 레모네이드 스탠드는 절대 불법이 아니며 허가증도 필요 없습니다.

리처드 씨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에 상처를 준 남자가 너무나도 미웠습니다. 아이 말을 듣고 마당으로 나갔을 때 남성은 이미 자리를 뜬 상태였기에 면전에서 따질 수도 없었습니다. 분한 마음에 리처드 씨는 7월 20일 SNS에 사연을 올리며 아이들에게 농담으로라도 상처를 주지 말자고 호소했고 이 이야기는 Honey9등 온라인 매체를 타고 퍼져나갔습니다.

“레모네이드 스탠드를 차리고 있던 내 딸에게 ‘경찰에 신고한다’며 위협한 남자분 보세요. 당신은 정말 불쌍한 사람입니다. 딸아이는 스탠드를 시작한 지 고작 10여 분 만에 당신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었어요. (중략)

‘법’을 참 좋아하시나 본데, 댁 같은 사람들 때문에 요즘 아이들이 점점 도전정신을 잃어 가는 겁니다. 딸아이가 말하기를 당신이 경찰에 전화 거는 척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어린애 겁 주는 걸 즐기다니 부끄러운 줄 아세요.”



사진=Honey9
리처드 씨의 사연은 지역 주민들과 부모들 사이에 널리 퍼졌습니다. 모두들 한 목소리로 신원을 알 수 없는 그 남성을 비난했고 재스민과 리처드 씨에게 “걱정 말라”, “잘못한 것 없다”, “레모네이드 스탠드는 절대 불법이 아니다”라며 응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응원해 준다는 걸 알게 되자 재스민도 다시 기운을 차리고 레모네이드 스탠드에 다시 도전했습니다. 특별한 손님들도 방문해 재스민 마음 속 불안을 완전히 씻어내 주었다는데요. 바로 지역 경찰관 두 명이었습니다. 경찰관들은 “우리는 재스민 양의 레모네이드 스탠드를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라며 재스민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주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