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국민 사자’의 아들도 트로피 사냥당해

phoebe@donga.com2017-07-21 14: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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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wange National Park
2년 전 짐바브웨 국민 사자 세실(Cecil)이 미국인 ‘트로피 헌터’의 총에 맞아 처참하게 죽어 세계적인 공분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들도 아버지와 똑같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6살 수사자 산다(Xanda)가 짐바브웨 북부 황계 국립공원 인근에서 여러 새끼와 함께 사냥꾼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영국 BBC가 7월 20일(현지시각) 전했습니다.

산다는 세실의 아들로 그의 몸에는 옥스퍼드 대학의 앤드류 러브리지(Andrew Loveridge)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달아준 GPS 추적 장치가 붙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 천만 원씩 써 가면서 재미로 야생동물을 사냥하려는 트로피 사냥꾼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산다를 사냥한 사냥꾼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냥꾼들은 법망을 피하려고 맹수들을 공원 밖으로 유인해 사냥합니다.

러브리지 박사는 영국 가디언에 “산다는 큰 갈기와 아름다운 큰 몸을 한 사랑스러운 사자였습니다. 사자를 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슬픈 일이지만, 돈을 지급하는 사람들은 존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로피 사냥 자체를 금할 수 없다면 사냥 금지 구역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산다는 공원 경계에서 2km 떨어진 곳에서도 뛰어다닌 활기찬 수컷이었습니다. 공원 주변에서 5km 이내는 사냥금지 구역으로 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수년간 우리가 짐바브웨 당국에 제시한 것입니다.”

2년 전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이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제임스 팔머 (Walter James Palmer)의 트로피 사냥으로 희생되면서,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동물 사냥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습니다. 세실을 잡아 가죽을 벗긴 팔머의 신상이 밝혀지면서 시위가 일어났고, 그의 병원에는 불매운동까지 벌어졌습니다. 사자는 지난 세기동안 개체 수의 90%를 잃었고 현재는 약 2만 마리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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