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문신’ 청년 “철없을 때 한 짓…받아주는 직장 없었다”

celsetta@donga.com2017-07-19 14:10:42
공유하기 닫기
사진=뉴질랜드 헤럴드
뉴질랜드 청년 마크 크롭(Mark Cropp·19)씨는 방황하던 10대 중반 시절 강도와 폭행, 절도 등을 저질러 감옥에 갇히게 됐습니다. 그 안에서 또래 수감자들과 번번이 부딪히던 그는 센 인상을 주려고 얼굴에 DEVAST8(devastate·완전파괴)라는 글자를 새겼습니다. 턱과 볼에 걸쳐 크게 문신을 새기고 나자 마크 씨는 더욱 위협적인 인상을 갖게 됐습니다.

교도소에서는 이 문신이 통했지만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뉴질랜드 헤럴드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마크 씨는 교도소를 나온 뒤 마음을 다잡고 성실하게 살아보기로 했지만 얼굴을 뒤덮은 문신 때문에 그 어느 곳에서도 그를 채용해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부모 없이 거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주변에 보고 배울 만 한 어른도 없었고 다들 도둑질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하는 분위기였어요. 거칠게 행동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생을 반쯤 포기한 채 살던 마크 씨는 여자친구의 임신 때문에 정신을 차리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태어날 아기에게 ‘아빠는 제대로 된 직업도 없이 남의 돈을 빼앗아 살아가는 범죄자’라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구직 활동을 열심히 해 보았지만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고용주들은 인상을 찌푸리거나 황당하다는 듯 비웃었습니다.



사진=7News
“이제는 반성하고 제대로 살아보고 싶은데 철없던 시절에 새긴 문신 때문에 그렇게도 못 하고 있습니다. 너무 넓은 면적에 문신을 해 놔서 지우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해요.”

마크 씨의 호소는 뉴질랜드 전역은 물론 해외에까지 퍼져나갔고 곳곳에서 이 청년을 도와주자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7월 14일 킹스랜드에 위치한 한 기업이 문신제거 비용을 후원해 주겠다고 나섰고, 마크 씨는 제의를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문신제거 뒤 건설 현장에서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며 사람들의 관심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한 때 세상에 대한 분노로 ‘완전파괴’를 꿈꿨던 소년은 이제 ‘완전갱생’해서 멋진 남편이자 아빠를 꿈꾸고 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