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산 곰인형에서 울려퍼진 ‘남자 목소리’

celsetta@donga.com2017-07-18 09: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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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기사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 ⓒGettyImagesBank
“엄마, 인형에서 목소리가 나와요.”

미국 인디애나 주에 사는 아만다 필즈 씨는 지난 6월 중고 곰인형 때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딸아이가 중고로 산 곰인형을 갖고 놀다가 “인형에서 소리가 난다”며 들고 온 것입니다. 인형을 눌러 보니 어른 남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아빠는 아프가니스탄에 있단다. 우리 아가 정말 보고 싶구나.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고 새해 복 많이 받으렴. 아빠가 곧 보러 갈게. 사랑해!”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간 아빠가 자녀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던 것입니다. 마침 필즈 씨 남편도 군인이었기 때문에 더욱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형에 무언가 사연이 있음을 직감하고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인형 사진을 찍고 목소리를 녹음해 SNS에 올려 “인형 주인을 찾아달라”며 공유를 요청하자 곧 주인을 알고 있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로스엔젤레스에 사는 페이지 홀긴이라는 여성이었습니다. 홀긴 씨는 그 곰인형이 8년 전에 세상을 떠난 자기 형제 것이며,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홀긴 씨는 7월 9일 폭스뉴스에 “인형 사진을 보고 목소리 파일을 재생하는 손간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제 형제 목소리였으니까요. 어떻게 그 인형이 인디애나까지 갔을까요. 정말 신기한 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필즈 씨 가족은 홀긴 씨와 연락해 인형을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홀긴 씨는 “조카는 벌써 16세가 되었습니다. 아빠 목소리를 다시 들으면 정말 좋아할 거예요”라며 필즈 씨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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