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맞아 숨진 美 착한 청년…‘셀카’ 때문에?

phoebe@donga.com2017-07-13 16: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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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를 여행 중이던 미국인 관광객이 한 술집에서 셀카(selfie)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다 십여 명의 사람들에게 구타당해 숨졌다고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7월 12일 보도했습니다.

최근 애리조나 대학을 졸업한 22세 바카리 헨더슨(Bakari Henderson)은 의류사업의 꿈을 안고 친구 세 명과 그리스를 찾았습니다.

그리스 경찰에 따르면, 자퀸 토스(Zakynthos)에 있는 한 술집에 들어갔던 헨더슨 일행은 웨이트리스에게 같이 기념사진을 찍자고 요청했습니다. 이를 보던 다른 고객과 술집 직원이 시비를 걸었고 갑자기 싸움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두 남자가 병을 손에 쥐더니 부숴서 무기처럼 사용했고, 헨더슨 일행이 자리를 피하자, 남자들은 따라 나왔습니다. 어느 시점 거리에서 친구들과 떨어진 헨더슨을 10명~15명이 에워쌌고 30초 만에 그는 머리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땅에 쓰러졌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당시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남성들이 도망가는 헨더슨을 쫓아가 발로 차고 때리는 장면이 보입니다. 몇 초 후 그를 둘러싼 군중이 흩어졌고 약 2분이 지나자 누군가 그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용의자 대다수는 세르비아 청년들입니다.

그러나 헨더슨의 친구들은 다른 말을 했습니다. 용의자와 처음 마주쳤을 때 헨더슨은 사업 이야기를 하느라 그에게 관심을 쏟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다니엘 브라운은 ABC뉴스에 용의자가 싸움을 걸었을 때 일행 중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인 트래비스 젠킨스는 헨더슨이 누군가와 싸울만한 성격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평화주의자였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인 존 그램 리치도 “공격적이거나 선동하는 건 그의 성격에 안 맞았다. 그는 항상 남을 진정시키는 사람”이라고 AP통신에 말했습니다.

역시 헨더슨과 사건 당시 함께 있었던 토니 토커우필은 Khou뉴스에 “내 좌우명은 ‘바카리처럼 살자’였다. 그럴 정도로 친절하고 온화한 성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 메간 매클레이도 “그는 용감하고 동정심이 많았다”라며 “술집 싸움에 낄 유형의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9명의 남성이 체포돼 살인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리스 출신 34세 바텐더와 세르비아계 영국인 출신 32세 보안 요원이 즉각 체포됐습니다. 18세~25세 친척 관계인 세르비아계 청년 6명은 CCTV에서 확인한 후 검거했습니다. 11일 9번째 용의자인 33세 세르비아인이 체포됐습니다. 처음 싸움을 건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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