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여고 성추행 피해자 “문제 교사, 학년마다 ‘애인’ 뒀다”

eunhyang@donga.com2017-07-12 2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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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전북 부안여고 ‘체육교사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재학 당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부안여고 졸업생 A 씨가 “체육교사 B씨가 각 학년마다 애인을 뒀다”고 밝혔다.

A 씨는 7월 12일 MBC FM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전화통화에서 B 씨의 추행을 고발했다. 그는 “부안여고를 졸업한지 5년 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후, 체육교사 B 씨(51)에 대해 “학생들 볼에 뽀뽀하는 건 예삿일이었다. 무릎에 앉게 한다든가 껴안고 사적으로 연락하는 일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학년마다 애인(이라고 칭한 학생)을 둬서 진짜 애인처럼 그 친구가 남자를 만나면 질투하고 싸우기도 했다. 그 애인이랑 트러블이 나면 다른 친구들 시켜서 그 친구를 왕따시키게 지시도 했다”며 “성추행뿐만 아니라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에 조공을 해야 했다. 선물을 안 바쳤을 때는 수행평가 점수를 깎는다고 협박도 했다. 폭력적인 부분도 굉장히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A 씨는 ‘각 학년에서 몇 명이 성추행 피해자였다고 생각되나’라는 질문에 “체육교사가 봤을 때 얼굴이나 몸매가 자기 스타일인 애들 몇 명씩 뽑아놓는다. 그래서 반당 두세 명씩 하면 한 10명 정도 될 거다”고 답했다.

그는 ‘문제 제기를 전혀 할 수 없는 분위기였나’라는 질문에는 “누가 반에서 문제제기를 하면 체육교사 귀에 다 들어간다”고 답변했다. A 씨는 “반 안에 스파이가 있다는 얘기”라며 “문제 제기한 친구는 또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저도 담임교사한테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했는데 그 교사가 ‘어쩔 수 없다. 그냥 네가 참아라’ 이런 식으로 답했다. 또 (B 씨가 아닌) 다른 교사를 교육청에 신고했을 때 사립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접수도 안 하고 유선상에서 끊어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부안여고 측이 B 교사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를 덮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교사님들이 모른다고 하는데 그건 절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학생 입장에서는 보복적인 측면이 걱정됐다. 왜냐하면 그 체육교사가 ‘나는 월드컵파’라고 (말하고) 그걸 이용해서 학생들을 잡아들인 사례를 1학년 때부터 자꾸 세뇌를 시킨다”고 밝혔다. 조직폭력배 일원이라고 말하면서 신고를 못 하게 막았다는 것.

또한 “나는 괜찮아도 가족이 다 부안에 사는 상황에서 그런 부분들이 무섭고 학교도 믿을 수가 없고 무조건 감추고 이해하라는 식으로 말하니까 (학생들은) 내가 신고를 하고 문제 제기를 해도 결국에는 묻히겠구나, 내가 오히려 피해를 입겠구나 하는 생각이 컸고 실제로도 그랬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A 씨는 성추행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5년이 지났지만 자다가도 그런 일들이 생각나서 불쑥 불쑥 깨기도 하고 그런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며 “저희는 정말 합당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 또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 지금 재학생들이 많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더라. 제발 피해자 입장에서 조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부안여고 체육교사 B 씨는 지난 7일 수년간에 걸쳐 여학생 수십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직접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이 수십명에 이르고 추가 피해자까지 예상되는 등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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