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 기름값 ‘12만 원’ 대신 내 준 남자

celsetta@donga.com2017-07-11 17: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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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 씨(좌)와 존 씨(우). 사진=Tyson Crawley/Facebook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이 있지만, 정작 금전적 여유가 있어도 남에게 선뜻 지갑을 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10만 원이 넘는 돈을 낯선 이에게 내어 주려면 경제력은 물론 마음도 넉넉해야 할 텐데요. 낯선 이로부터 친절하게 도움 받은 한 남성이 “세상은 살 만 하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했습니다.

호주 앨버리에 사는 타이슨 크롤리(Tyson Crawley)씨는 2016년 10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다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110달러(약 12만 원)어치 기름을 넣고 계산하려고 보니 카드계좌에 돈이 한 푼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타이슨 씨는 스마트폰 은행 앱으로 다른 계좌에서 돈을 이체하려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당황한 나머지 계좌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이미 차에 기름을 넣었으니 환불할 수도 없고, 분명 통장에 돈이 들어 있는데 계좌번호가 기억나지 않는 상황. 타이슨 씨는 민망함에 어쩔 줄 몰랐습니다.

그 때 한 남성이 끼어들더니 “제가 대신 계산해 드릴게요”라며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타이슨 씨는 펄쩍 뛰며 “아뇨, 저 돈 있습니다. 지금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그래요.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라며 사양했지만 남성은 괜찮다고 웃으며 기름값을 결제해 주었습니다. 타이슨 씨는 정말 고맙다고 연신 인사했고 자기를 도와준 남성 ‘존(John)’과 다정하게 셀카도 남겼습니다.

만만치 않은 금액을 선뜻 내 준 존 씨에게 너무나 고마웠던 타이슨 씨는 돈을 보내드릴 테니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적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존 씨는 영수증 뒷면에 볼펜으로 무언가 적은 뒤 종이를 접어 건네 준 뒤 씩 웃으며 차를 몰고 떠났습니다.



사진=Tyson Crawley/Facebook
남성이 떠난 뒤 영수증을 펴 본 타이슨 씨는 또 한 번 감탄했습니다. 영수증에는 계좌번호 대신 짧은 메시지만이 적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주세요(Pass it on).”

자기 계좌로 돈을 넣어주는 대신 또 다른 사람에게 ‘선행 릴레이’를 해 달라고 당부하고 떠난 존 씨. 타이슨 씨는 “이렇게 좋은 분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SNS에 글을 올렸는데,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 ‘존’씨가 뉴캐슬 노스스타즈 팀에서 뛰는 아이스하키 선수 ‘존 케네디 주니어(John Kennedy Jr.)’ 였던 거예요”라며 감동했습니다.

타이슨 씨와 존 씨의 훈훈한 사연은 abc뉴스 등 여러 매체에 소개됐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이 험하긴 하지만 아직 살 만 하다”, “나도 저렇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돼야겠다”, “정말 멋진 선수다”라며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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