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던 딸에게 동화책 5번 읽어준 간호사, 감사합니다”

phoebe@donga.com2017-07-06 13: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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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사고로 세상을 떠난 소녀 바이올렛-그레이스와 가족
 ‘우리는 곰 사냥 간다’ 동화책
뺑소니 사고로 사망한 소녀의 부모가 아이가 평소 동화책을 읽어주며 아이를 성심껏 돌봐준 간호사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간호사는 ‘우리는 곰 사냥 간다’라는 책을 소녀가 죽을 때까지 5번이나 읽어줬습니다.

영국 미러, 리버풀에코 등 현지 언론은 7월 3일(현지시각) 리버풀에서 도난 차에 치어 저세상으로 떠난 4살 소녀 바이올렛 그레이스 유언스(Violet-Grace Youens)과 가족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레베카(Rebecca)와 글렌 유언즈(Glenn Youens) 부부는 딸이 사고로 죽은 후 아이의 장기를 기증하면서 ‘지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교통사고 후 알더 헤이 어린이 병원(Alder Hey Children's Hospital) 으로 급하게 실려 온 바이올렛. 부모들은 아이가 수술실로 들어갔을 때 어린이 병원 간호사들이 어떻게 대했는지를 설명했습니다. 간호사는 아이가 평소 좋아하던 동화책을 읽어주었습니다. 바로 ‘우리는 곰 사냥 간다’였습니다. 다섯 번이나 읽어주었습니다.

“우리는 간호사에게 딸의 곁을 떠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간호사는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 아이를 만났을 때 그는 아이 곁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간호사는 책을 5번 읽어주었다. 간호사들은 아이의 머리카락을 감겨 주었고 잠옷을 입혀 주었습니다.”



부모는 사망한 바이올렛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바이올렛의 신장과 췌장은 이미 두 생명을 구했습니다. 부모는 그것이 바이올렛이 원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바이올렛-그레이스는 항상 다른 사람들을 돕길 원했습니다. 아이는 의사나 간호사가 되고 싶어했습니다. 우리가 아이가 다른 사람을 도울 기회를 받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리 딸이 도난 차를 몰던 과속 운전자에게 살해됐을 때 우리의 마음은 지옥이었습니다. 우리는 매일 지옥을 통과하고 있었어요.”

용감한 가족은 또한 기증기관이 기증자 가족을 돕고 위안을 준다고 말하며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기 기증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기증하는 사람들을 돕는 방법에 대해서는 절대 듣지 못합니다. 슬퍼하던 우리 가족을 장기기증이 도왔습니다. 우리가 비극과 고통에서 벗어나 뭔가 긍정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레베카와 글렌 부부는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알더 헤이 병원을 돕기 위해 페이스북에서 기금 마련에 나섰습니다. 

한편, 뺑소니 차량 운전자 에이단 맥아터(Aidan McAteer‧23)와 동승자인 딘 브레넌 (Dean Brennan‧27)은 5월 19일 투옥됐습니다. 맥아터는 뺑소니 혐의로 9년 4개월 형을 선고받았고, 맥아터가 차량을 훔치는 걸 돕고 뺑소니를 방조한 브레넌은 6년 8개월 형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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