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행 현장 딱 걸린 지하철 변태, 온라인서 ‘뭇매’

celsetta@donga.com2017-07-05 14: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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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xtShark
사진=NextShark
싱가포르 지하철에서 옆자리 여성을 슬쩍 만지다 앞에 서 있던 시민에게 딱 걸린 성추행범이 인터넷에 얼굴이 공개돼 톡톡히 망신당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넥스트샤크 등 해외 매체들에도 소개됐습니다.

현장 사진을 공개한 승객 윈나 친(Winna Chin)씨는 7월 1일 지하철을 탔다가 한 중년 남성이 옆자리에 앉은 여성 허벅지를 슬그머니 만지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남성은 조는 척 하면서 손가락을 슬쩍 여성의 다리에 갖다 댔고, 여성이 눈치채지 못하자 아예 허벅지 위에 손을 올려 더듬었습니다. 피해 여성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여성의 친구가 펄쩍 뛰며 남자의 손을 쳐 냈고, 성추행범은 다음 역에서 내려 도망쳤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윈나 씨의 휴대전화에 담겼습니다. 그는 SNS에 영상을 공개했고 네티즌들은 1만 3000번 넘게 영상을 공유하며 성추행범을 비판했습니다. “이 영상을 경찰에 제보해야 한다”, “이 남자 얼굴 기억해 두겠다”며 분노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 변태 155번 버스에서도 봤는데 거기서도 여자 승객 더듬고 있었다”라며 가해 남성이 상습 성추행범임을 알렸습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영상 속 피해 여성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왜 가만히 있는 거지”, “오히려 옆에 있던 친구가 더 화내네. 추행 당하는 걸 즐기나”라며 피해자를 모욕했습니다. “영상만 찍지 말고 따지든가 역무원을 부르든가 해서 좀 도와주지 그랬냐”라며 윈나 씨를 공격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윈나 씨는 “당장 나서서 따졌다가는 이 남자가 공격적으로 돌변할지도 몰라서 영상만 찍었다. 대신 피해 여성에게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권했다. 하지만 여성분은 일어나지 않고 자기 친구 쪽으로 가까이 붙기만 했다”고 밝혔습니다. 가해자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너도 좋아서 가만히 있던 것 아니냐”, “죽을 각오로 저항했으면 피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 “노출 심한 복장을 입고 다니는 건 ‘나 좀 봐달라, 만져달라’는 뜻 아니냐”등의 무책임한 비난은 성범죄 피해자들을 더욱 큰 고통으로 몰아넣습니다.

‌‌범죄 상황에서 모든 잘못은 가해자에게 있습니다. 너무 놀라 정신이 없어서, 혹은 가해자로부터 공격 당할까 봐 무서워서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한 피해자에게 화살을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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