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잇감’ 당나귀와 친구 된 늑대

celsetta@donga.com2017-06-3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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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are2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듯 우정에도 종족의 벽이 없나 봅니다. 우리에 들어온 당나귀를 잡아먹지 않고 친구로 지내기로 한 늑대가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알바니아 파톡 산 근처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당시 이 마을 사람들은 늑대를 생포해 철창에 가둬 둔 상태였습니다. 식사를 챙겨 주기 귀찮았던사람들은 늑대가 언제든 잡아먹을 수 있도록 늙은 당나귀 한 마리를 같이 집어넣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짐을 옮기며 마을 사람들을 위해 일했던 당나귀였지만 늙고 비실비실해져 이용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늑대 먹이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늑대는 당나귀를 잡아먹지 않았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배가 고플 텐데도 늑대는 이빨을 드러내기는커녕 당나귀에게 다정히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보자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 짐승들을 죽게 놔두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이라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종을 초월한 우정에 감동받은 사람들은 관공서에 민원을 넣었고, 결국 늑대와 당나귀는 철창에서 풀려나 자유로운 몸이 됐습니다. 늑대는 다시 산으로 돌아갔고 당나귀는 마을 근처 초원에서 풀을 뜯으며 편안히 여생을 보내게 됐다네요.

사연을 소개한 온라인 매체 ‘원 그린 플래닛(One Green Planet)’에 따르면 늑대는 숲으로 돌아간 뒤에도 자주 친구 당나귀를 만나러 초원을 찾아왔다고 합니다.

흔히 동물은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고들 하지만 동물 사이에도 사람 못지 않은, 어떻게 보면 사람사이보다 더 끈끈한 우정이 있네요. 철창에 갇혔던 늑대에게 당나귀는 포식할 대상이 아니라 마음을 기댈 친구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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