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아내 12년간 돌본 이 남자, 바로 우리 아버지입니다”

celsetta@donga.com2017-06-28 14:51:10
공유하기 닫기
사진=Facebook/Always Remember This
사진=Facebook/Always Remember This
치매에 걸린 아내를 10년 넘게 지극정성으로 돌본 남편이 있습니다. 평생 닦아 오던 직업경력도 포기하다시피 하고 아내만을 위해 헌신했지만 슬프게도 아내는 60세 생일을 하루 앞둔 6월 17일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사랑 하나로 버텨온 세월이 허무하게 끝나자 남자는 허탈함에 주저앉았지만 그런 남자를 일으켜 세워 주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남자의 아들이었습니다.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33세 남성 제이크 히스(Jake Heath)씨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 지 보여 준 아버지가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아버지 팀(Tim)씨는 지난 2005년 아내 재키(Jacquie)씨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 남편과 아들도 못 알아보는 상태로 종일 허공만 바라보고 있는 아내였지만 그는 매일같이 다정한 말을 건네며 24시간 아내를 보살폈습니다.





딸 조(Zoe), 남편과 함께 해변을 찾은 재키 씨. 사진=Facebook/Always Remember This
사진=Facebook/Always Remember This
사진=Facebook/Always Remember This
사진=Facebook/Always Remember This
손자 레비(Levi)를 처음으로 만나는 재키 씨. 사진=Facebook/Always Remember This
치매 환자를 하루 동안 돌보는 것도 힘든데, 12년 세월 동안 하루 종일 옆에서 살핀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요. 아들 제이크 씨는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글을 올려 아버지를 칭송하고 어머니를 추모했습니다.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신 지금, 저는 우리 아버지가 얼마나 멋진 분이신지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아버지는 10년 넘게 어머니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돌보고, 사랑하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셨습니다. 힘든 와중에도 웃음과 유머 감각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는 바이크 타는 것, 맥주 마시는 것,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는 분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돌보시는 동안 아버지는 늘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뒤로 미루고 어머니를 최우선순위로 두셨습니다. 어머니는 남편이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시는 상태였는데도요.

‌그렇게 많은 헌신을 하셨지만 우리 아버지는 너무나 겸손한 분이라 스스로 자랑할 줄을 모르십니다. 그래서 제가 대신 아버지 자랑을 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버지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 분이십니다. 진정한 사랑, 조건 없는 사랑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 준 남자입니다.

바로 이 분이 제 아버지입니다. 저는 아버지가 말로 다 할 수 없이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임무는 이제 끝났어요. 어머니께 정말 잘 해 주셨어요. 오늘 밤 어머니는 천국에서 우리 가족을 보며 웃고 계실 거예요.”


사진=Facebook/Always Remember This
제이크 씨가 전한 사연은 수많은 네티즌들을 울렸습니다. “정말 멋진 아버지시다”, “펑펑 울고 말았다”,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신 분. 감사하다”, “아버지께 제가 존경한다고 전해주세요”등 칭찬과 감사가 줄을 이었습니다.

아들은 네티즌들이 남긴 찬사를 울먹이며 아버지께 읽어 드렸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낯선 사람들이 남겨 준 따뜻한 칭찬에 아버지 팀 씨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습니다.

“아버지, 길고 힘든 여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 건 자식들에게 맡기시고 아버지 자신의 삶을 다시 찾으실 때예요. 사랑합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