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반바지 금지” 경고에 ‘원피스’ 입고 출근한 男

celsetta@donga.com2017-06-22 14:35:27
공유하기 닫기
사진=조이 바지 씨 트위터(@JBarge_)
“반바지 열사” vs “어른스럽지 못해”
요즘 30도에 달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죠. 영국 사람들도 무더위로 고생하고 있다는데요. 버킹엄샤이어의 한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20세 남성 조이 바지(Joey Barge)씨도 더위에 고생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는 6월 19일 아침 무릎 약간 위로 올라오는 반바지를 입고 출근했습니다.

회사 남직원들 중 반바지를 입고 오는 사람은 없었지만 ‘설마 이거 가지고 뭐라고 하진 않겠지’라고 생각한 조이 씨는 과감히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했습니다. 그는 출근 전 자신의 트위터에 “여성들은 직장에서 치마나 원피스를 입을 수 있으니까 남자인 저도 반바지 입어도 되겠죠?”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설마 했던 걱정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회사에 도착하자 상사가 “바지(Barge)씨, 바지가 그게 뭡니까. 다시 집에 가서 복장규정에 맞게 긴바지로 갈아입고 오세요”라고 꾸중한 것입니다.

조이 씨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지만 상사의 말을 거스를 수도 없었습니다. 그는 일단 집으로 돌아간 뒤 트위터에 “갈아입고 오라고 쫓겨났네요”라고 다시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곧 댓글이 달렸습니다. 사람들은 “말도 안 된다”, “아예 치마를 입고 가 버려요”라며 같이 화를 내 주었습니다.



사진=조이 바지 씨 트위터(@JBarge_)
사진=조이 바지 씨 트위터(@JBarge_)
그러자 조이 씨는 정말 치마로 갈아입었습니다. 화사한 분홍색이 포인트로 들어간 원피스를 입고 ‘인증샷’을 올린 그는 그대로 회사로 향했습니다.

“좀 이따 봐요 여러분. 아마 또 쫓겨나겠지만요.”

하지만 예상과 달리 상사는 그를 쫓아내지 않았습니다. 성별이나 성적 지향성을 가지고 직원을 차별해선 안 된다는 차별금지법에 걸릴까 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조이 씨는 반바지는 안 되고 원피스는 된다는 건가 싶어 실소가 나왔습니다.

조이 씨의 ‘복장 혁명’이야기는 순식간에 사내에 널리 퍼졌고, 곧 “더위로 인해 남직원들이 4분의 3길이 반바지를 입는 걸 허용한다”는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용기 있는 반항이 가져온 승리였지만, 조이 씨는 완전히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4분의 3길이 반바지면 종아리 중간까지 내려오는 길이인데다 색깔 역시 검정, 남색, 베이지색 세 가지만 허용됐기 때문입니다.



사진=조이 바지 씨 트위터(@JBarge_)
조이 씨는 “절반의 승리네요. 일단은 이걸로 만족하렵니다”라고 밝혔고 네티즌들은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잘릴 위험을 감수하고 혁명을 이룩한 ‘반바지 열사’로 인정합니다”, “더워 죽겠는데 반바지 입는 게 뭐 어때서!”, “여자는 미니스커트 입는데 남자는 왜 반바지 못 입게 하나”라며 조이 씨를 응원했습니다. 이 사연은 여러 매체에 소개되며 일터에서 어떤 복장까지 허용돼야 하는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사내 복장 규정이 마음에 안 든다면 정당하게 건의를 해서 바꿔야지, 원피스를 입고 간 건 너무 극단적이고 어른스럽지 못 한 행동으로 보인다”, “몸만 컸지 사고방식은 아직 어린이 같다. 아직 스무 살이라 치기 어린 반항을 한 듯”이라며 그를 비판했습니다.

반바지 입지 말라는 말에 원피스로 갈아입고 출근한 조이 씨. 여러분은 그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