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여행서 먹은 닭꼬치, ‘개고기’ 였을 수도 있다

celsetta@donga.com2017-06-20 16: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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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인기 휴양지 발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맑은 바다와 독특한 건축양식, 이국적인 풍경 등이 유명한 발리에는 꼬치구이 음식인 ‘사테’도 유명한데요. 주로 닭고기나 쇠고기를 양념한 뒤 꼬치에 꿴 뒤 불에 구워 내는 음식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야시장 노점이나 동네 식당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인기 메뉴라 여행객들이 한 번쯤 먹어보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이 사테에 닭고기 대신 불법 도축된 개고기가 쓰이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6월 19일 영국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호주 동물보호 단체인 ‘애니멀즈 오스트레일리아’가 관광객 상대로 장사하는 사테 점포에 개고기가 납품되는 광경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애니멀즈 오스트레일리아(Animals Australia)
주 고객인 유럽인이나 호주인 관광객들이 개고기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이 고기들은 ‘닭고기’로 둔갑돼 판매됩니다. 단체가 포착한 노점상은 사테가 든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관광객들에게 “1달러, 닭고기 사테입니다. 개고기 아닙니다”라며 호객행위를 했고, 서양인 관광객들은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사 먹었습니다. 이후 보호단체 관계자가 노점상에게 접근해 아까 판 꼬치는 무엇이냐고 묻자 노점상은 “개고기”라고 답했습니다.

지금껏 관광객들이 닭고기로 만든 줄 알고 먹은 사테가 사실 개고기였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업자들은 ‘RW’라는 글자로 서로를 구분한다고 합니다.



사진=애니멀즈 오스트레일리아(Animals Australia)
사진=애니멀즈 오스트레일리아(Animals Australia)
개고기 불법 매매 과정에는 동물학대도 필연적으로 동반됩니다. 철창에 갇힌 채 구석진 곳에 놓여 구슬피 우는 개들은 곧 ‘사테’용 고기가 될 운명입니다. 도살 과정에서 개에게 먹인 독극물이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염된 개고기 사테를 먹으면 호흡이 가빠지고 구역질이 나며 심하게는 청산가리 중독으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발리 동물복지재단에서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인디펜던트에 의하면 여전히 매년 7만 마리에 이르는 개들이 개고기 시장 거래를 위해 도살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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