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화재 생존자들 “사방에서 비명이 들렸다”

celsetta@donga.com2017-06-15 17: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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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dependent
영국 런던 고층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 생존자들이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성냥에 불 붙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습니다. 불길은 24층 건물 전체를 순식간에 휘감았고 주민들은 느닷없이 닥친 재앙에 무방비 상태였습니다.

오전 0시 45분경부터 시작된 비명 소리는 새벽 세 시가 되도록 그치지 않았습니다. 생존자 올가 나사르(Olgar Nassar·76)씨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계속 비명소리가 들렸어요.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하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돕니다. 불길 움직임을 따라 비명소리도 점점 이동하는 것 같았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인근 주민 자라(Zara)씨 역시 “우리 아기, 우리 아기, 우리아기 살려야 해. 나가야 해”라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자라 씨는 “하지만 다들 발만 동동 구를 뿐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정말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또 다른 목격자들 역시 여성과 어린이들의 높은 목소리가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며 괴로워했습니다.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아무 것도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에 모두 눈물만 흘렸습니다.

15일 오전 8시 기준으로 그렌펠 타워 화재사고 사망자는 최소 12명으로 늘었으며 78명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런던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1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슬프지만 희생자는 더 늘어날 듯 하다”고 말했습니다. 화재 당시 피할 곳을 잃은 고층 거주자들은 창문에서 뛰어내리거나 일부는 아이들을 살리려고 건물 밖으로 던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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