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사장님 “돈 없는 학생들, 30분 접시 닦으면 밥값 무료”

celsetta@donga.com2017-06-14 16: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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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우에 씨의 뒷모습. 사진=Bengo4
“밥값 없는 분들도 마음껏 드세요. 대신 식사 후 30분간 설거지를 해 주시면 됩니다. 18세 이상 학생분들 한정입니다”

일본 교토시의 한 식당(餃子の王将) 앞에 붙어있는 안내문이 사람들을 흐뭇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6월 11일 온라인 매체 ‘Bengo4’에 따르면 이 식당 사장님인 이노우에 사다히로(67)씨는 주머니 가볍고 배고픈 학생들에게 밥을 먹여주고 싶어서 이런 안내문을 붙였다고 합니다.

“많게는 하루에 8명 정도가 밥 먹은 뒤 그릇을 닦고 갑니다. 하지만 사실 설거지를 하느냐 마느냐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학생들에게 밥을 먹여 줄 구실 같은 거죠. 우리 가게에서 밥 먹고 공부한 학생들이 잘 되는 걸 보면 뿌듯합니다.” 인자한 아버지, 할아버지 같은 이노우에 씨는 잘 먹는 젊은이들을 보면 서비스라며 아낌 없이 요리를 내놓기도 합니다.



이노우에 씨 가게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 사진=트위터(@@satensan2828)
그가 학생들에게 베푸는 장사를 하게 된 건 젊은 시절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20대 초반 결혼해 아빠가 된 이노우에 씨는 어린 나이에 가족을 건사하느라 정작 본인은 밖에서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그를 본 주변 어른들이 “밥 먹고 다녀야지”라며 대접해 주었고, 청년의 마음 속에는 감사하는 마음이 깊이 남았습니다.

“나이 먹고 식당 사업으로 어느 정도 자리잡고 나니 은혜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그 때 내게 밥을 사 줬던 분은 이미 세상을 떠났어요. 그래서 그 분에게 받은 사랑을 젊은이들에게 나눠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지갑 얇은 학생들이 조그만 주먹밥 하나, 인스턴트 도시락 하나로 매일같이 끼니를 때우는 걸 보면 안타까워 든든하게 먹여 주고 싶다는 이노우에 씨. 졸업 후 찾아와 “아저씨, 저 이제 돈도 꽤 잘 버니까 혹시 돈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저한테 밥을 그냥 주셨던 것처럼 저도 그냥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노우에 씨는 “그런 감사 필요 없어!”라고 호통치며 웃는다고 하네요.

“세상에는 내 자식만 잘 되면 남의 자식은 어떻게 되든 상관 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아요. 그러면 안 돼. 내 자식 남의 자식 가리지 않고 덕을 베풀면 결국 내 자식한테 그 덕이 돌아오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세상이 좀 더 좋아진다면 나도 좋고 남도 좋고, 모두 좋은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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