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들어갈까” 비만 작가 인터뷰 뒷담화 논란

phoebe@donga.com2017-06-13 17: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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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페미니스트’(2014)의 작가인 록산느 게이에 대해
‌호주 여성매체 ‘맘마미아’가 모욕적 인터뷰 후일담 공개
미국 유명 페미니스트 작가이자 퍼듀대학 교수인 록산느 게이.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초고도비만) 록산느 게이 작가가 사무실 엘리베이터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미국 유명 페미니스트 작가이자 퍼듀대학 교수인 록산느 게이(Roxane Gay·42)에 관한 모욕적인 인터뷰 뒷이야기가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나쁜 페미니스트’(2014)의 작가인 록산느 게이는 호주 여성매체 ‘맘마미아’ 팟 캐스트에 공개된 내용을 두고 “잔인하고, 굴욕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록산느 게이는 최근 새로운 에세이 ‘헝거(Hunger)’를 발표하고 국내외를 다니며 홍보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헝거’는 과체중과 사투를 벌이다 몸매 및 음식과 긍정적 관계를 맺은 게이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회고록입니다.

사실 녹산느 게이는 12살 무렵 갱단에 집단 강간을 당한 후 스트레스로 과식을 하면서 최대 260㎏까지 살이 찐 경험이 있습니다. 뚱뚱하면 남자들이 자신을 따라오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몸을 더 크게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체중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팔걸이가 없는 의자에 앉기 힘들고 살끼리 부딪쳐 상처투성이입니다.

이런 록산느 게이가 지난 5월 무거운 몸을 끌고 호주까지 가 홍보 일정을 마무리 한 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6월 12일 ‘맘마미아’의 공동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아 프리드먼의 인터뷰 후기가 공개된 후, 그는 경악했습니다.



‘맘마미아’의 공동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아 프리드먼.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미아 프리드만이 맘마미아 ‘노 필터 팟 캐스트’에 올린 인터뷰 후기는 이랬습니다. 게이와의 인터뷰를 성사하기 위해 광범위한 준비가 필요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헝거’를 홍보하기 위해 저자 록산느 게이를 호주로 데려온 출판사의 요구 사항은 극도로 상세했습니다. 그녀가 들어갈 수 있는 큰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인터뷰 장소까지 얼마나 몇 걸음이나 걸어야 하는지? 의자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체중을 편안하게 앉을 튼튼한 의자가 마련됐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이를 본 록산느 게이는 “똥 쇼”라고 트위터에서 비난했습니다.

“나는 맘마미아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그것은 똥 쇼입니다. 나는 빌어먹을 1마일도 걸을 수 있다고”, “승강기에 낄 수 있다고? 당신은 부끄러운 줄 알아!”

현재는 팟 캐스트 글은 삭제됐지만, 프리드먼 기자는 계속 변명을 했습니다. 그는 인터뷰 후일담을 공개한 일이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나는 보통 인터뷰 현장 뒤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발설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는 이야기의 근본적인 부분이기에 그랬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록산느 게이는…저는 이 경우 쓸 적당한 단어를 찾고 있는데요. 저는 지방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아 공식 의학 용어 ‘초고도 비만증’이라고 했습니다.”

전직 맘마미아 에디터인 로지 워터랜드는 트윗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습니다.

“나 역시 뭔가 말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록산느 게이처럼 다른 사람보다 큰 치수의 여성, 신체 이미지 때문에 고투하는 여성에 대해 그들이 이해심을 갖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명백하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정말 슬픈 일이죠.”

록산느 게이는 페어팩스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해야 할 말을 했어요. 이 상황은 진절머리나고 부끄럽습니다. 그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맘미미아는 14일 웹 사이트에 사과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인터뷰는 록산느 씨의 새로운 회고록 ‘헝거’를 홍보하는 것이었습니다. 헝거는 작가의 신체와의 관계, 성행위, 체중 및 강간의 희생자이자 생존자로서의 경험에 대한 매우 개인적이고 상세한 설명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맘마미아는 결코 록산느 게이 작가를 실망시키고자 하지 않았습니다. 선의로 요청을 한 출판사 관계자에게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고 분명히 사과합니다.” 미아 프리드먼도 “그것은 말해야 할 이야기가 아니며, 팟 캐스트 소개문에 넣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무례했고 그래서 그녀가 화났고, 나는 마음 깊이 미안함을 느낍니다. 무조건 죄송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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