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한국인 캐릭터 코스프레한 흑인여성, 악플 시달려

celsetta@donga.com2017-06-12 11: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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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xtShark
블리자드사 게임 ‘오버워치(Overwatch)’에 등장하는 한국인 캐릭터 ‘디바(D.Va·송하나)’를 코스프레한 흑인 여성이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악플에 시달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6월 9일 온라인 매체 넥스트샤크(NextShark)가 전한 바에 따르면 악플에 피해 입은 여성은 크리시 빅토리(Krissy Victory)라는 코스튬 플레이어입니다. 빅토리 씨는 ‘디바’ 캐릭터로 분장한 뒤 사진을 찍어 인터넷으로 공유했습니다. 다른 팬들과 즐거움을 나누고 이야기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빅토리 씨의 생각과는 달리 외모와 인종을 트집잡는 악플들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흑인이 왜 ‘하얀’ 피부색을 가진 캐릭터를 코스프레 하느냐, 얼굴이 디바와 닮지 않았다 등등 안 좋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심하게는 ‘왜 원숭이가 토끼 귀를 달고 있냐’, ‘그렇게 생겨서 왜 사냐’는 악플도 있었어요. 정말 충격 받았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악플러들은 제 SNS계정까지 찾아와서 다른 사진에도 악플을 남겼습니다. 보는 족족 차단했지만 제 사진을 다른 곳으로 퍼가서 욕하더군요. 흑인은 흑인 캐릭터만 코스프레 하라면서요. 흑인은 다른 인종 캐릭터 옷을 입으면 안 되나요?”라며 한탄했습니다.


사진=NextShark
사진=NextShark

오버워치는 개개인의 개성이 차별 받지 않는 근미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게임으로 여러 인종, 성별, 국적, 외모, 성적 지향을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흔히 ‘게임 캐릭터’하면 젊고 날씬한 백인 남녀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오버워치 영웅(캐릭터) 중에는 동양인, 흑인, 중-장년, 통통한 몸매를 가진 남녀, 근육질 여성 등 고정관념과 다른 모습을 가진 인물들도 많습니다.

이처럼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게임이니만큼 흑인 팬에게 인종차별적인 악플이 달리자 많은 이들이 분노를 표했습니다.

이들은 “오버워치 세계관에서는 사람을 인종, 외모로 차별하지 않는다. 진짜 오버워치 팬이라면 이런 악플을 달면 안 된다”, “상업 모델이 홍보용으로 캐릭터 분장한 것과 일반인의 팬 활동을 같은 기준으로 보지 마라”, “마음에 안 들면 남의 외모 가지고 악플 달지 말고 조용히 나가면 그만”, “악플러에 기죽지 말고 계속 즐거운 ‘덕질’ 하시기 바란다”며 빅토리 씨를 응원했습니다.

빅토리 씨는 “악플도 많았지만 저를 대신해서 악플러들에 맞서 싸워주고, 절 응원해 주는 분들도 많았다. 지금 오버워치 팬 활동이나 코스프레를 그만둔다면 악플러들에게 지는 거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디바는 내가 오버워치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다. 악플러들이 뭐라고 하든 디바 코스프레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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