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11살 소녀, 만리장성에 오르다

phoebe@donga.com2017-06-12 09:19:03
공유하기 닫기
뇌성마비 11살 호주 소녀가 중국 만리장성을 오르는 꿈을 이뤄 지구촌에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6월 6일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호주에 사는 테일러(11)가 베이징 무톈위(慕田峪)에서 만리장성 등반길에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테일러는 “만리장성 등반에 도전할 준비가 되어 오늘 매우 기쁘고 너무 흥분된다”고 말했습니다.

몸이 불편한 소녀는 목발로 보조기를 사용해 한 발 한 발 걸음을 뗐습니다. 지형에 다라 부모님도 옆에서 도왔습니다. 

사실 테일러는 출생 예정일보다 13주나 일찍 태어난 조산아입니다. 아이는 2살 무렵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습니다. 제대로 일어서거나 걷지 못하는 병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운동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지난해 9월 허벅지와 종아리, 아킬레스건을 연장하는 수술을 받게 했습니다. 두 다리의 뼈를 절단한 뒤 엉덩이뼈를 다리에 이식하는 매우 위험한 수술입니다. 수술 후 테일러는 6주간 다리에 장치를 달고 걸음마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 테일러에게 만리장성 등반은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테일러는 지난해 3월 호주에서 가장 높은 해발 2228m 높이 코지어스코산에 올랐습니다. 도전에 성공한 테일러는 다음 목표로 만리장성에 오르겠다고 한 것입니다.

“어른들도 힘들어한다는 그 곳에 도전하고 싶어요.” 아이는 당차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테일러 가족은 수술비와 치료비에 큰돈을 써서 중국 여행까지 하기엔 어려움이 많았죠. 테일러의 사연은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시드니에서 사업중인 중국인 사업가 리타오 케이라인그룹 회장의 귀에 들어간 것입니다. 

리 회장은 감동했습니다. 장애를 지닌 11살 소녀의 집념과 의지는 그의 가슴을 울렸고 그는 가족의 중국 여행 경비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사범대학 실험초등학교 학생들도 길동무한다며 나섰습니다. 등반길에는 안개비가 내려 미끄러웠지만 테일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테일러와 아이들은 장성에 오르는 데 성공했고 ‘장성에 오르지 않으면 대장부가 아니다(不到长城非好汉)’라는 ‘대장부 증서’를 받았습니다. 테일러는 “정말 피곤하지만, 내가 아주 자랑스럽다.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아이의 다음 목표는 2020년 도쿄장애인 올림픽에 수영선수로 참가하는 것입니다. 테일러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