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초등학생 ‘앞니’ 까지? “별 걸 다 보정하네”

celsetta@donga.com2017-06-09 16: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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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sider
인물사진을 깔끔하고 예쁘게 보정하는 건 더 이상 놀라울 일도 아닙니다. 색감 필터를 씌워 몽환적인 느낌을 연출하거나 피부 잡티를 없애고 눈동자를 크고 또렷하게 바꾸는 등 사진 보정의 세계는 그야말로 넓고도 깊은데요. 평소 미모를 열심히 관리하는 연예인들도 화보사진 찍은 뒤에는 거의 필수로 보정 단계를 거친다고 하니 보정 자체가 부끄러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8살 어린이의 ‘앞니’까지 포토샵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해선 생각해 볼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아이 본인이나 부모가 수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아니라는데요.

최근 온라인 매체 인사이더(Insider)가 전한 바에 따르면 호주 남부에 사는 여성 앤지 피켓(Ange Pickett)씨는 여덟 살 된 아들의 학교 사진을 보다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분명 아들은 촬영 당시 앞니가 빠져 있던 상태였던 것 같은데, 사진 속 환하게 웃는 아이에게는 앞니가 가지런히 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피켓 씨는 ‘혹시 작년에 찍은 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얼굴이 일곱 살 때와 분명히 달랐습니다. 학교 측에 연락해 알아보니 촬영업체에서 임의로 아이 사진을 수정한 것이었습니다. 피켓 씨는 황당했습니다.

“앞니 빠진 여덟 살 꼬마 사진을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건 다들 거쳐가는 성장의 한 단계입니다. 어린이가 귀엽게 웃는 사진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피켓 씨의 글은 SNS에서 주목 받았고, 입소문이 퍼지자 사진 촬영업체는 “불필요한 보정을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수정되지 않은 원본 사진 파일을 보내 주었습니다.

피켓 씨는 “아이가 훗날 자기 사진을 봤을 때 ‘아 내가 이런 과정을 거쳐 자라왔구나’하고 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업 화보 사진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인데 굳이 ‘완벽’할 필요는 없잖아요. 수정된 사진을 그대로 방치하는 건 마치 ‘앞니 빠진 모습은 흉하다’고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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