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어도 살 찌는 체질’ 타고난 소녀, 용감한 결심

celsetta@donga.com2017-06-07 19: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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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켄트 주에 사는 13세 소녀 패리스 하비(Paris Harvey)양은 마음씨 곱고 밝은 소녀입니다. 한창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지만 패리스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기만 합니다.

패리스는 신체 대사 문제로 남과 똑같이 먹어도 살이 훨씬 잘 찌고, 똑같이 운동해도 감량이 어렵습니다. 고관절 이형성증도 갖고 태어나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보다 1.5cm 가량 짧습니다. 좌우 다리 길이가 다르다 보니 걸을 때 자연히 몸이 흔들리게 됩니다.

심술궂은 사람들은 패리스가 걸어갈 때면 낄낄대며 “펭귄 같다”고 조롱했고 피식피식 웃으며 걸음걸이를 따라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감수성 예민할 나이인 패리스는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를 당하다 보면 점점 나를 흉보는 남들 말이 진짜처럼 느껴져요. 처음에는 그저 억울하고 남이 원망스럽지만 나중엔 제가 정말로 게으르고 못나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처럼 생각돼요.” 패리스는 조심스레 털어놓았습니다.

“옆자리 친구와 완전히 같은 음식을 같은 양으로 먹었는데도 저는 살이 찌지요.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 감자칩이나 먹으니 살이 찌지’ 같은 말을 듣지만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하지만 병 때문에 그렇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남들은 변명 취급 하더라고요. 저는 이제 더 이상 제 자신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날 괴롭히는 사람들이 어차피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거라면, 나도 그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겠다’. 패리스는 굳게 결심하고 수영복 차림으로 해변에 갔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았습니다. 해변에 모인 사람들이 다 자기만 쳐다보는 것 같았고 무서웠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쓰며 하루를 즐긴 패리스는 수영복 차림으로 찍은 자기 사진에 짧은 설명을 덧붙여 SNS에 올렸습니다.

“오 세상에, 오늘 제 가장 큰 공포와 맞서 싸웠어요. 수영복을 입고 해변에 갔어요!”

패리스 사진에는 수 많은 네티즌들의 응원글이 달렸습니다.

“사진 보고 감동받아 울었어요. 정말 자랑스럽네요!”
“보기 좋아요! 재미있게 놀았나요? 햇빛 화상 조심해요!”
“두려움에 지지 않는 모습 멋져요.”
“Yes, Girl!!”
“해변은 체중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열린 공간이에요. 마음껏 즐겨요!”

물론 악플도 적지 않았지만, 악플 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패리스 양을 응원하는 네티즌들이 조목조목 반박해 ‘퇴치’해 주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굳은 심지와 용기를 갖고 편견에 맞서 싸워 이긴 패리스. 그는 “전 롤모델 같은 게 되려는 건 아니에요. 단지 사람들에게 몸매가 어떻든 별 일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모든 사람이 각자 다른 몸을 가지고 태어났듯 저는 이 몸으로 태어났을 뿐이에요”라고 당차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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