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당국, 16세 미만 소녀 ‘처녀성 검사’ 요구…의료계 발칵

eunhyang@donga.com2017-06-07 16: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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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사진=동아일보)
러시아 정보당국이 병원에 16세 미만 소녀들에 대한 ‘처녀성 검사’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러시아 조사 위원회(Russian Investigative Committee)는 병원을 찾은 16세 미만 소녀들에 대한 처녀성 검사를 요구했다. 러시아 조사 위원회는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유사한 지위를 가진 기관이며, 해당 명령 통보·시행 날짜, 목적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당국과 의료인들은 처녀성 검사에 반발하고 있다. 이 명령에 따르면, 의사는 병원에 온 16세 미만 소녀들에 대해 처녀성 상실 유무와 임신 상태, 유산 전력 등을 검사하고, 이를 경찰에 통보해야한다. 이에 의료진은 실제 성병에 걸리거나 임신한 소녀가 병원 진료를 피해 건강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인과 전문의인 예례나 우바로바 씨는 “절대 납득할 수 없는 검사”라며 처녀성 검사 지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러시아 일간지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oskovsky Komsomolets)도 “처녀성 검사는 좋지 않은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며 의료진의 손을 들어줬다.

이밖에도 “우리는 중세 시대에 살고 있다”, “왜 여자에 대해서만 동정 검사를 실시하나? 소녀가 아닌 소년은?”, “부유한 부모가 딸이 처녀가 아닌 경우, 의사를 매수해 ‘처녀’라고 기록하게 할 수도 있는데” 등의 반대 의견이 있었다.

반면 ‘처녀성 검사’에 찬성하는 이들은 “나는 어린 시절에 낙태를 한 소녀들을 알고 있다”, “아이들은 공부에 집중하고 성관계를 갖지 말아야한다”, “요즘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너무 지저분한 탓” 등의 의견을 내놨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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