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병 아기 보고 “징그럽다” 막말한 여성…아이 엄마 분노

celsetta@donga.com2017-06-06 13: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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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달라스 린 씨 페이스북
세 살 난 아들 자메우스(Jameus)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인 달라스 린(Dallas Lynn)씨에게 있어 아들은 세상에서 제일 가는 보물입니다. 안타깝게도 자메우스는 히르슈슈프룽 병(Hirschsprung's disease·선천적으로 장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절세포가 없어 장 내용물이 항문 쪽으로 원활히 이동할 수 없는 질환)이라는 질환을 갖고 태어나 배에 소화 보조 주머니를 달고 지내야 하지만 누구보다 활기찬 아이입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아이와 함께 마트를 방문한 달라스 씨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말을 들었습니다. 계산대에 줄을 서 있는데 한 중년 여성이 “애 배에 그거 뭔가요?”하고 대뜸 말을 던진 것입니다. 조심스레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시비 걸 듯 내뱉는 어투에 기분이 상했지만 달라스 씨는 최대한 침착하게 아이가 아파서 그렇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자초지종을 듣고도 상대방은 한층 무례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거 징그러우니까 옷으로 확실하게 좀 가려주고 다녀요.”

병 때문에 주머니를 차고 있다고 설명했는데도 상대가 예의 없이 굴자 달라스 씨도 폭발했습니다. 그는 최대한 소리지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이건 우리 애한테 꼭 필요한 거고 징그러운 게 아닙니다. 좋은 저녁 되시길”이라고 대꾸한 뒤 다른 줄로 가서 섰습니다.

아이를 봐서 가까스로 화를 참고 집에 돌아왔지만 도저히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달라스 씨는 SNS에 “우리 아이는 징그럽지 않습니다”라며 절실한 호소를 담아 글을 올렸습니다.


사진=달라스 린 씨 페이스북
“뱃 속 장기는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는 거예요. 우리 아이는 그 장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보조장치가 필요한 거고요. 이게 완벽하게 가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아이에게 징그럽다고 말해도 되는 걸까요? 절대 아닙니다.

저는 아들이 스스로의 몸을 원망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도록 가르칠 겁니다. 배에 주머니를 차고 있다고 해서 주눅들거나 할 필요는 없어요. 아이는 다른 또래 꼬마들처럼 달리기나 수영도 할 수 있고 어린이집에도 잘 다닙니다. 이제 겨우 세 살이지만 20번이 넘는 수술과 치료를 견뎌낸 아이입니다.

제 아이는 강인하고 밝은 성품을 가졌으며 제 심장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이런 아이에게 상처되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달라스 씨의 호소문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공유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니다. 사람들은 “징그럽고 역겨운 건 아이 배에 달린 주머니가 아니라 그 아주머니의 행동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드님은 정말로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라며 모자(母子)를 응원했습니다.

무례한 말과 편견들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이 상처받고 주저앉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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