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무료 상비약 ‘굿닥 사물함’ 열어 보니…

hs87cho@donga.com2017-06-06 0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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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 사물함’ 내부. 
“과연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줄까.”
3주 전, ‘굿닥 사물함’을 시작할 당시 네티즌의 반응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5월  11일부터 ‘굿닥 사물함’을 운영하고 있다. 물품보관소를 활용해 시민들에게 반창고와 생리대, 연고, 파스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현장관리자가 수시로 재고를 확인, 최소 주 1회 이상 보충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 만약 찾는 약품이 없을 경우, 카카오톡으로 요청도 가능하다.

6월 2일 오전 8시 45분쯤 ‘굿닥 사물함’이 설치된 5호선 충정로역을 찾았다.

사물함에 적힌 비밀번호 ‘1234’를 누르자 손쉽게 문이 열렸다. 안에는 파스와 생리대, 반창고, 연고 등의 약품이 놓였고, 연고는 통째로 가져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리에 연결됐다.



연고와 반창고. 
반창고는 10개 남짓, 생리대는 한 개만 남겨졌다. 한때 ‘싹쓸이하지 않을까’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굿닥 사물함’에는 요청이 필요없을 만큼의 물품이 남아있었다.

사실 ‘굿닥 사물함’은 시행 전부터 우려가 컸다.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시행한 책과 우산, 간식 등의 물품을 누군가 싹쓸이해가거나 반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00원만 받아도 대성공인데 무료는 힘들 것 같다”, “한국에서 공짜란? 말 안 해도 다들 아실 듯”, “의도는 좋지만 며칠이나 갈지 안 봐도 뻔하다” 등의 조롱도 상당하다. 이미 수차례의 실패로 불신이 쌓인 것이다.

‘굿닥 사물함’은 오는 11월까지 운영된다. 앞으로 이러한 편의시설이 오래 지속되고 더 많은 곳에서 시행하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동안 ‘빛나는 시민의식’을 보여줘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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