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잔 서빙하고 팁으로 ‘50만 원’ 받은 웨이터

celsetta@donga.com2017-06-01 09: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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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가 거칠고 험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여전히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답이나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저 다른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친절을 베푸는 ‘보통 사람’들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보통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세상이 아직 따뜻하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미국 달라스의 한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하는 33세 남성 케이시 시몬스(Kasey Simmons)씨는 지난 2016년 손님에게 물 한 잔을 가져다 주고 팁으로 500달러(약 55만 원)을 받았습니다.



사진=CNN
0.37달러(약 400원)짜리 물 하나만 주문해 마시고 나간 손님이 자기에게 500달러나 되는 팁을 남겼다는 말에 당황한 케이시 씨. 손님이 남기고 간 종이냅킨에 빼곡히 적힌 글을 읽은 뒤 그는 가슴이 벅차 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냅킨에는 손님의 어머니가 케이시 씨 덕분에 우울함을 떨쳐내고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케이시 씨는 전날 동네 마트에 들렀다가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 보이는 중년 부인을 만났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지만 평소 배려심이 깊고 상냥했던 그는 모르는 아주머니에게도 “안녕하세요”라며 다정하게 인사했습니다. 아들처럼 친근하게 말 거는 청년 덕분에 아주머니의 표정도 점점 밝아져 갔습니다.

잠시 대화를 나눈 케이시 씨는 아주머니가 장바구니에 담은 17달러(약 1만 9000원)어치 물건도 대신 계산했습니다. 물론 아주머니는 극구 사양했지만 케이시 씨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시고 받아 달라”며 계산했습니다.



사진=CNN
낯선 청년의 호의 덕에 기분이 훨씬 나아진 아주머니는 집에 돌아가 딸에게 이야기했고, 그 딸이 다음 날 케이시 씨가 일하는 식당을 찾아와 팁을 남기고 간 것입니다. 알고 보니 케이시 씨가 아주머니를 만난 그 날은 아주머니의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3년째 되는 기일이었습니다.

“따님이 남기고 가신 편지를 보니 아주머니가 매년 기일이 되면 정말 많이 우울해 하신다더라고요. 저랑 얘기하셨을 당시엔 그런 사정까지 털어놓지는 않으셨지만, 어쨌든 저는 그 분을 미소 짓게 해 드리고 싶어서 수다를 떨었어요. 그냥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한 일입니다.”

남에게 잘해줄수록 만만한 사람 취급 받기 십상이라며 약삭빠르게 살아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결국 인생 마지막에 후회 없이 웃을 수 있는 건 조금 손해 보더라도 착하게 살아온 사람이 아닐까요.

케이시 씨의 따뜻한 사연은 CNN등 언론에도 보도됐고, 그를 향한 감사와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케이시 씨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주머니가 제 직장을 어떻게 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동네 주민이신 듯 하니 아마 제가 식당에서 일하는 걸 보신 것 같아요. 저 역시 그 아주머니나 따님 분의 이름을 모르지만, 앞으로 평생 그 분들을 떠올릴 때마다 제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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