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순해서 방생 못해요” 순둥이 여우 ‘푸딩’

celsetta@donga.com2017-06-0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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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ational Fox Welfare Society
사진=National Fox Welfare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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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우화나 동화에서 교활함의 상징으로 통하는 여우는 실제로도 똑똑하고 민첩한 동물입니다. 야생 여우는 작은 동물을 빠르게 사냥하는 포식자이기도 하죠. 이런 야생동물들은 사람에게 구조되더라도 본능적인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자연으로 돌아갈 때를 기다리곤 하지만, 영국 여우 ‘푸딩(Pudding)’은 완전히 정 반대입니다.

지난 2011년 아직 어린 새끼였을 때 덫에 걸린 채 발견된 푸딩은 사람을 너무 따르는 바람에 방생에 실패했습니다. 함께 구조된 다른 여우들은 다 자연으로 돌아갔지만 푸딩은 친구들을 따라가지 않고 인간들 옆에 남아 지금까지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 푸딩을 발견한 뒤 계속 돌봐주고 있다는 여우복지회(National Fox Welfare Society) 회원 마크 헤밍턴(Mark Hemmington)씨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딩은 다른 여우 친구들에게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어요. 같은 여우보다 사람인 저를 더 좋아했죠”라고 말했습니다.

헤밍턴 씨는 여우가 귀엽기는 하지만 야생동물은 야생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여러 번 방생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아무리 “저리 가, 이제 가”라며 떼어놓아도 푸딩은 “저한테 왜 그러세요”라는 듯 애처로운 눈으로 매달렸기 때문입니다.

푸딩은 아예 처음부터 사람들 사이에 살던 여우처럼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반려 여우’로서 보호구역 터줏대감처럼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다네요. 다른 반려여우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자기를 구해 준 인간에게 강한 정을 느끼고 사람들 곁에 남기로 결정한 여우 푸딩. 순하고 맑은 눈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 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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