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든 폭력남친…“피자 시켜먹자” 기지 발휘해 목숨 건진 여성

celsetta@donga.com2017-05-31 17: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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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이에 물리적, 언어적 폭력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데이트 폭력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27세 여성 셰릴 트레드웨이(Cheryl Treadway)씨도 사랑을 내세워 상대를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려 들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손찌검까지 하는 전 남자친구에게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전 남자친구인 이선 니커슨(Ethan Nickerson·28)은 지난 2015년 셰릴 씨와 말다툼하던 도중 이성을 잃고 칼을 빼들었습니다.



평소 다혈질인데다 마약까지 흡입한 상태였던 이선은 그만 싸우자며 집에서 나가려던 셰릴 씨에게 칼을 들이대며 “아무데도 못 가”라고 위협했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인 셰릴 씨는 자기 목숨도 문제지만 이선이 집에 있는 아이들을 해칠까 봐 그저 고분고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선은 셰릴 씨가 자기 시야에서 벗어난 곳으로 가지 못하도록 바로 옆에서 감시했고 전화기까지 빼앗아 버렸습니다.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방법을 모두 빼앗긴 채 아이들과 함께 집에 갇혀 버린 셰릴 씨는 고민 끝에 묘안을 떠올렸습니다. 셰릴 씨는 “배고프지 않냐. 아이들도 배고파서 울 거다. 우리 피자 시켜 먹자. 당신 폰으로 주문하자”며 이선을 구슬렸습니다.

전화 걸지 않고 앱으로 주문하겠다는 말에 이선은 순순히 휴대전화를 건네 주었습니다. 셰릴은 피자헛 앱으로 태연하게 주문하며 ‘기타 요구사항’란에 “살려주세요, 911 불러주세요”라고 적었습니다.



주문서를 본 피자헛 직원은 바로 911에 신고했습니다. 지배인 캔디 해밀턴 씨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8년 동안 근무했지만 그런 비상사태는 처음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곧바로 신고했죠”라고 말했습니다.

바로 출동한 보안관들이 집을 둘러싸고 이선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셰릴 씨와 아이들은 무사히 집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는 마약투약과 가정폭력 혐의로 체포됐으며 2007년부터 폭력사건, 기물 손괴, 공공장소 음주, 차량 절도, 음주운전, 위조지폐 제조 등 여러 건의 범죄를 저질러 온 전과자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은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보도되며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경찰은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한 셰릴 씨가 대단하다. 현명한 신고 방법이었다. 번뜩이는 지혜 덕에 본인과 세 아이 모두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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