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틈에 ‘3년’간 끼어있던 개, 땅굴 파고 생존

celsetta@donga.com2017-05-31 15: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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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iberian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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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하바롭스크 시에서 구출돼 새 삶을 찾은 개 ‘볼랴’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3년 동안이나 끼어 있었습니다. 볼랴는 강아지 때부터 9층 아파트와 상점 건물 사이 좁은 틈에서 지내 왔는데요. 몸집이 작은 강아지 시절에 틈에 꼈다가 나오지 못하고 점점 시간이 흘러 버린 것입니다.

이름 모를 유기견을 가엾게 여긴 근처 주민들이 먹을 것을 밀어 넣어 준 덕에 3년이나 연명했지만 평생 건물 틈에서만 살게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서 ‘벽을 부숴서 개를 꺼내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개가 다칠 수 있어 보류됐습니다.

그러던 중,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던 주민들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동물보호 활동가 카리나 돔브로브스카야(Karina Dombrovskaya) 씨와 동료들이었습니다. 카리나 씨는 일단 개가 어떻게 그 좁은 틈 안에서 3년이나 생존할 수 있었는지부터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습니다.

“건물 구조를 조사해 보니 해답이 나왔습니다. 그 개는 그냥 틈새에 가만히 앉아만 있던 게 아니라 콘크리트로 덮이지 않은 맨 땅을 조금씩 파내서 자기가 움직일 수 있을 만 한 공간을 만들어 뒀던 겁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으니까요. 건물 밑부분 흙을 파내고 거기서 쉬었던 거죠.”

사태 파악이 완료된 후 용접 기술자인 안드레이 체르노브(Andrey Chernov)씨가 벽을 조금 부수고 구멍을 냈습니다. 하지만 낯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오자 겁을 먹은 개는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고, 구조대 중 가장 체구가 작은 여성인 다랴 스테판초바(Darya Stepantsova)씨가 나서서 자기 몸을 구멍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저라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다랴 씨는 ‘시베리안 타임스’에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목줄을 개 목에 건 다음 천천히 당겨 끌어냈어요. 몸을 집어넣고 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거의 땅굴 수준으로 파 놓았더라고요. 흙먼지와 콘크리트 먼지 때문에 숨쉬기도 힘들었지만 개를 끌어냈을 땐 정말 행복했습니다.”



새 가족을 찾은 볼랴. 사진=Siberian Times/Chantal Fahrin
여러 사람의 도움 덕에 다시 넓은 세상으로 나올 수 있게 된 개는 ‘볼랴(Volya, ‘자유’라는 뜻)’라는 새 이름을 얻고 임시보호소를 거쳐 현재는 독일 가정으로 입양됐습니다. 고생 끝에 자유를 얻은 볼라와 볼라에게 자유를 선사해 준 마음 착한 이들에게 늘 행복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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