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 결혼자금 1600만 원 보태주고 결혼해” 딸 울린 中부모

celsetta@donga.com2017-05-29 14:07:38
공유하기 닫기
사진=중국 드라마 ‘환락송(欢乐颂)’ 등장인물 판 셩메이(Fan Shengmei)
“결혼? 네 남동생 결혼식에 10만 위안(한화 약 1643만 원) 보태주고 나서 해. 아들 장가가 먼저지!”

한 중국 여성이 부모로부터 ‘남동생 결혼자금 보태주고 나서 결혼해라’는 말을 들었다며 서러움을 토로해 화제가 됐습니다.

5월 23일 충칭 이브닝 뉴스(Chongqing Evening News)가 전한 바에 따르면 탕 루(Tang Lu)라는 이 32세 여성은 2년 전부터 결혼하려고 했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남동생 결혼이 먼저’라는 이유였습니다.

루 씨는 “제 남동생은 저보다 6살 어린 26세입니다. 부모님은 남동생 먼저 결혼시키고 나서 제 결혼을 하라고 합니다. 동생은 올해 안에 결혼할 예정이라는데 아버지는 동생 결혼자금으로 10만 위안이나 내놓으라고 하네요. 집 사 주는데 보탤 거라고 합니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이어 “전 할머니가 키워주셨고 부모님은 제가 자라는 동안 지원은커녕 관심조차 주지 않으셨어요. 전 부모님께, 그리고 동생에게 아무런 빚도 지지 않았어요. 제가 왜 동생 결혼에 10만 위안이나 내놓아야 하죠? 제가 6살이나 더 많은데도 뭐든지 ‘아들 먼저’ 라는 부모님 때문에 전 벌써 2년째 결혼을 미루고 있습니다”라며 분노했습니다.

루 씨의 아버지는 “남매지간이니 당연히 누나로서 남동생을 돌봐줘야 한다. 누나의 의무다. 푼돈 보태주는 걸로는 안 돼”라며 10만 위안을 보태주지 않으면 딸 결혼을 승낙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합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루 씨의 처지가 유명 드라마 ‘환락송(欢乐颂·Ode to Joy)’ 등장인물 판 셩메이(Fan Shengmei)와 비슷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판 셩메이는 아들만 편애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 성인이 된 뒤에도 오빠의 대출금, 도박빚, 밀린 집세까지 대신 갚아주라며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하는 캐릭터입니다.

중국 여성들은 “판 셩메이와 루 씨, 그리고 내 처지가 비슷하다”, “아들만 편애하는 집안 아직도 많다”, “아무리 평등사회가 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멀었다”, “아들을 위해 딸을 희생시키는 관습은 고쳐야 한다. 남자에게도 부담만 될 뿐”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