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들이 아스팔트 위에 오리인형 띄운 이유

celsetta@donga.com2017-05-25 18: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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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elen Wright/BBC
비 내린 뒤 아스팔트 길 위에 ‘고무 오리’가 동동 떴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광고나 화보 촬영용일 것 같지만, 사실은 영국의 한 마을 주민들이 지자체에 ‘항의’하기 위해 띄운 것입니다.

영국 옥스포드셔 스티플애스턴 주민들은 평소 아스팔트 보수가 잘 되어있지 않아 불만이 많았습니다. ‘포트홀’ 이라고도 불리는 도로 위 움푹 파인 부분이 제때 메워지지 않아 안전운전에 어려움이 생긴 것입니다. 주행 도중 포트홀 때문에 차체가 덜컹대면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당황해 실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니라 타이어가 찢어지는 등 차량 손상이 발생해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보행자가 걸려 넘어지는 일도 잦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이 포트홀 문제의 심각성을 당국에 확실히 알리기 위해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말로만 ‘빨리 보수해 주세요’라고 재촉하기보다는 사진으로 포트홀 상태를 찍어 강한 인상을 남기기로 한 것입니다.



사진=Helen Wright/BBC
교구 의원 헬렌 라이트 씨와 마틴 립슨 씨는 고무오리 장난감 100여 개를 마련해 비 온 뒤 생긴 포트홀 물웅덩이에 띄웠습니다. 오리 띄우기 담당으로는 어린 아이가 나서서 극적 효과를 더했습니다.

욕조에나 띄우는 고무오리가 아스팔트 도로 위에 떠 있는 장면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주민들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다. 오리가 뜰 정도로 구멍이 푹 파였다는 게 확실히 강조된다”, “나도 포트홀에 걸려 넘어진 적 있는데 이렇게 오리가 뜨는 걸 보니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확 느껴진다”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 평화시위는 5월 19일 BBC등 영국 언론에 소개돼 박수를 받았습니다.

기발한 ‘오리 시위’가 화제를 모으자 옥스포드셔 주 의회도 신속하게 움직였습니다. 주 의회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보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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