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학대로 개집에서 살던 소녀, 경찰대서 쫓겨나 논란

phoebe@donga.com2017-05-25 17: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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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드밀라 퍼소바. 출처=데일리메일
부모의 학대로 개집에서 살던 러시아 소녀가 좋은 양부모를 만나 경찰의 꿈을 품게 됐지만, 불행한 과거가 알려지는 바람에 경찰대학에서 퇴학당하고 말았습니다.

류드밀라 퍼소바(Людмила Фурсова·21)는 3살 무렵까지 개집에서 살았습니다. 알코올 중독자인 부모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고 개집에서 개처럼 살게 했습니다.

아이는 이후 러시아 고아원으로 갔지만, 고아원 측은 아이들에게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았습니다. 다섯 살이 된 배고픈 소녀는 음식 구걸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텼고 이때 친절한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아주머니, 배고파요. 먹을 것 좀 주세요.”

고아원 담장 너머 가련한 소녀를 본 타티아나 데미호바 아주머니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빵과 바나나, 주스를 사서 아이의 손에 쥐여줬습니다.

‌마음씨 고은 타티아나 아주머니는 아이를 그냥 두고 올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류드밀라를 입양했습니다. 그 무렵 류드밀라의 생모는 파트너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야생 소녀’였던 류드밀라는 양부모의 보살핌으로 과거를 서서히 극복했습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샀고, 공주님처럼 키웠습니다. 류드밀라는 수영을 하고 달리기를 하고 학교 농구팀에서 뛰었습니다. 아이의 가장 큰 꿈은 경찰 수사대에 들어가 수사관으로 복무하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딸은 내게 말했어요. ‘엄마, 난 자라서 모든 범죄자를 감옥에 보내고, 수사관이 되어 정의를 위해 싸우고 싶어’라고요.”  

류드밀라 퍼소바. 출처=데일리메일
양어머니 타티아나. 출처=ren.tv
류드밀라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벨고로드의 명문 법대 경찰학과에서 장학금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대학 3학년 때 갑자기 퇴학을 당했습니다. 류드밀라 퍼소바 경찰 후보생은 학교를 떠나라는 처분을 받은 것입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양어머니는 학교 측이 류드밀라 생모의 살인 사건과 야만적인 양육 등 과거를 캐냈고 그 후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류드밀라는 아파서 수업을 건너뛴 일과, 기분이 좋지 않아 “누군가 쏴 버릴지도 모르겠다”고 농담한 게 화근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현기증이 나서 병가를 얻으려고 진료소에 갔어요. 그러나 간호사가 소리쳤고 나에게 병가를 주지 않았습니다.” 티티아나는 딸이 학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살인자가 야생 개처럼 키운 아이”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우리 딸은 친부모가 3살 때 친권을 박탈당해 그 후로 그들과 어떤 접점도 없어요. 내 딸은 나의 자존심입니다. 빛나는 경찰이 될 거란 희망도 산산이 부서져 버렸어요. 비극입니다.”   

출처=ren.tv
출처=ren.tv
학교 측은 류드밀라가 다른 사람을 비방해 퇴학 됐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매체 리아의 공식 질의에 학교는 “범죄위원회 조사 내용을 보면, 류드밀라 퍼소바 생도는 내부 구성원을 비방해 명예를 훼손하고 위법 행위를 저지르는 등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퇴학 조처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러시아 법에 규정된 방식으로 항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류드밀라의 사연이 다수 러시아 언론에 보도된 후 비난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학교 측이 불쌍한 소녀의 약점을 잡아 괴롭혔다는 분노였습니다.  

다행히 류드밀라는 23일 러시아 REN TV와의 인터뷰에서 학교로 돌아갈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벨고로드로 가고 있다”라며 “학교장이 퇴학 명령을 취소하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연방 내무부 이리나 볼크 대변인은 이미 류드밀라 퍼소바의 퇴학 처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고 REN TV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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