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에서 차별당했다” 주장 美 승객, ‘역풍’ 맞나

celsetta@donga.com2017-05-25 15: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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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항공기에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자리 이동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한 30대 미국 남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5월 22일(현지시간) NBC 뉴스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31세 남성 팀 수어드(Tim Seward)씨는 최근 중국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했다가 승무원으로부터 “의족을 착용하고 계시니 자리를 옮겨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가 앉은 좌석은 비상구 옆 자리였습니다.

수어드 씨는 “나는 의족을 쓰고 있지만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없다. 비상시에도 탈출보조 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승무원은 “다리가 불편하지 않다고 증명할 방법이 (비행기 안에서는)없다. 뛰거나 점프하는 모습을 보여주실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우니 자리를 옮겨 주시기 바란다”고 재차 요청했습니다.

비상구 옆 자리는 공간이 넉넉해 다리를 뻗고 편히 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긴급 상황 시 다른 승객들이 모두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동반된 자리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전 세계 대부분 항공사는 비상구 좌석에 신체 건강한 승객이 앉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언어적 소통 능력(영어 구사력)까지 보는 항공사도 있습니다.




영상을 공개한 수어드 씨는 NBC뉴스에 “승무원 지시에 불복종하면 안 되므로 일단 자리를 옮겼지만 너무 불쾌했다. 나는 11살에 사고를 당해 의족을 처음 착용한 이후로 큰 불편 없이 지내 왔고 스케이트보드 같은 스포츠도 무리 없이 즐기고 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은 것 같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난 몸을 움직이는 데 불편이 없는 사람이고, 비상구 좌석에 앉기 위해 추가금까지 냈는데 의족 착용자라는 이유만으로 자리 이동 지시를 받은 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수어드 씨의 주장과 달리 아시아나 항공은 비상구 좌석에 추가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나 측은 “항공사는 승객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해당 승객(수어드 씨)의 신체능력이 비상구 좌석 착석자로서의 역할에 적합한지 신중히 검토한 결과 불가피하게 좌석이동 권고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양측 입장이 모두 공표되자 국내·외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수어드 씨를 옹호하는 이들은 “비상구 좌석에 앉으면 어떤 의무를 갖게 되는지 다 알고 앉은 사람이다. 이동지시는 불필요했다”, “비장애인보다 잘 뛰는 의족 착용자들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비행기에서는 안전이 최우선이고 승무원 지시에 따라야 한다”, “비상구 좌석 추가요금 안 받는다는데 왜 거짓말을 했나”, “의족 착용자가 승무원 보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건 본인이 아니라 항공사 몫이다”라며 아시아나 측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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