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캐릭터에 푹 빠진 펭귄, 알고 보니 ‘사연있는 남자’

celsetta@donga.com2017-05-23 14: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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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토부 동물원 트위터(@tobuzoo7)
밥도 마다하고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판넬 앞에서 떠날 줄 모르는 수컷 펭귄의 사연이 얼마 전 화제가 됐었죠. 종족은 물론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까지 뛰어넘은 사랑에 빠져 버린 이 펭귄은 일본 사이타마현 토부 동물원에 사는 훔볼트 펭귄 ‘그레이프(포도) 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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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을 의인화한 캐릭터 ‘후루루’ 판넬 앞을 하루 종일 지키면서 먹이도 제대로 먹지 않아 사육사를 걱정시켰던 그레이프에게는 사실 사랑의 상처가 있었습니다. 10년 전 사랑했던 여인에게 버림받고 오랜 암흑기를 보내야 했던 것입니다.

동물원 측이 버즈피드 재팬에 밝힌 바에 따르면 원래 그레이프의 짝꿍은 ‘미도리’라는 암컷 펭귄이었습니다. 10년 전 토부 동물원에 와서 처음 만난 미도리와 그레이프는 다정한 부부가 되었지만, 어느 날 남편보다 젊고 멋진 수컷 펭귄을 만나게 된 미도리는 변심하고 말았습니다. 점점 그레이프를 차갑게 대하더니 본 체 만 체 하는 지경까지 되었고 부부관계는 파탄 나고 말았습니다.

아내에게 차인 그레이프는 펭귄 무리에서도 소외 당해 혼자 멍하니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외롭게 지내던 차에 자기와 비슷한 크기의 ‘후루루’ 판넬이 둥지에 등장하자 활력을 얻은 셈입니다.

동물원 측은 “그레이프는 이제 20살로, 사람으로 치면 80세 노인이나 다름없습니다. 판넬을 보고 기운을 되찾아 다행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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