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십원짜리’ 동전더미 봤을 때 사람들의 반응

celsetta@donga.com2017-05-22 16: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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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말 씨 트위터(@JHM_UK)
길바닥에 돈이 떨어져 있다면? 지갑 채로 떨어져 있다거나 액수가 큰 경우엔 경찰서로 가야겠지만 1000원 정도는 어디 맡기기도 애매하니 주머니로 쏙 넣고 싶은 유혹이 클 텐데요. 원래 내 것이 아니었으니 욕심내지 말고 그냥 가던 길 가는 것이 가장 좋지만 재물 앞에 약한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하지만 지폐가 아닌 동전이 한 개도 아니고 1만 5000개나 쌓여 있다면 어떨까요? 네덜란드 출신 사진작가 라나 메직(Lana Mesic·29)씨는 최근 체류 중인 런던에서 흥미로운 ‘사회 실험’을 했습니다. 2펜스(한화 약 30원)짜리 동전 1만 5000개를 다리 위에 쌓아두고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한 것입니다.

라나 씨에게 이 독특한 실험을 권유한 건 에어비앤비 숙소 주인인 자말 맥뮤란(Jamahl McMurran·24)씨였습니다. 동전 탑을 쌓겠다며 돈 주머니를 가득 들고 온 라나 씨에게 자말 씨가 “그거 길바닥에 던져 놓고 사람들 반응 보는 건 어때요?”라고 농담했고, 라나 씨가 “괜찮은 생각인데요?”라며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5월 17일 아침 9시 경 다리 위에 돈을 쌓아둔 두 사람은 집 발코니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반응을 촬영했습니다. 산책하다 뜻밖의 광경을 마주한 주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여 주었습니다.



사진=자말 씨 트위터(@JHM_UK)
몇몇은 재미있다며 동전 더미 옆에 앉아 사진을 찍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주머니에 돈을 가득 담았지만 무거워서 제대로 나르지 못하고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자말 씨 트위터(@JHM_UK)
자판기에서 음료수 하나 뽑아 먹으려는 걸까요? 많이 욕심내지 않고 딱 한 움큼만 주머니에 넣고 유유히 떠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사진=자말 씨 트위터(@JHM_UK)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 생각이 났던지 동전 위에 우산을 곱게 놓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소 꿈꿔 왔던 ‘돈벼락 맞기’를 문자 그대로 실천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양 손 가득 동전을 들고 하늘로 던지며 영화 속 주인공 같은 기분을 내는 모습이 천진난만해 보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각자 방식대로 동전 더미를 즐긴 뒤 떠났습니다. 라나 씨와 자말 씨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광경을 즐겁게 지켜보았습니다.



사진=자말 씨 트위터(@JHM_UK)
이 즐거운 실험 겸 놀이는 점심시간이 지나서 끝났습니다. 어디서 소문을 듣고 온 건지 큼직한 가방을 갖고 나타난 남성 2인조가 동전을 싹쓸이해 간 것입니다. 자말 씨는 “이 남자들은 남들의 즐거움을 망치기로 작정한 듯 하네요”라고 덧붙였습니다.

동전 더미를 장난감처럼 갖고 노는 것도, 딱 한 줌 쥐어 들고 떠나는 것도, 많이 담으려다 무거워서 포기하는 것도, 바닥까지 싹싹 긁어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도 모두 인생을 사는 방법 중 하나겠죠.

라나 씨는 “같은 돈이라도 300파운드(약 43만 원)를 지폐로 쌓아 놨더라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겠죠. 동전 덕분에 여러 가지 인생의 모습을 본 것 같습니다. 의미 있는 실험이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귀갓길에 십 원 짜리 동전 더미를 보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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