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사랑했다…만족” 연명치료 거부한 노부부, 병상에서 건배

celsetta@donga.com2017-05-20 1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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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etro/SWNS
사진=Metro/SWNS
베아트리스 화이트헤드(Beatrice Whitehead·87)할머니와 버트 화이트헤드(Bert Whitehead·90)할아버지는 금슬 좋은 부부의 표본과도 같은 분들입니다. 이 영국 노부부는 10대 때 결혼한 뒤 67년간 변함없이 서로의 곁을 지키며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베아트리스 할머니는 6년 전 뼈에 암이 생겨 투병생활을 시작했고 최근 급격히 병세가 악화돼 그레이트맨체스터 로얄 볼튼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할머니가 입원하자 할아버지도 갑작스럽게 건강이 나빠져 근처 병실에 입원하게 됐습니다.

의료진은 두 분이 금슬 좋은 부부라는 걸 알게 된 뒤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었습니다. 침대를 같은 방으로 옮겨 나란히 붙여놓은 것입니다. 딸 수잔 씨는 “병원 측이 이렇게 먼저 배려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베아트리스 할머니는 “평생 행복하게 잘 살았고 남편과도 후회 없이 사랑했다네. 이만하면 만족하지”라며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곁에 누운 할아버지도 “나도 이제 90세라오. 연명치료로 얼마간 더 사느니 아내와 함께하겠소”라며 다가올 임종을 덤덤히 받아들였습니다.

노부부는 나란히 손을 잡고 샴페인으로 건배하며 “사랑해요”라고 인사를 주고받은 뒤 주위 의료진과 가족들을 향해 “모두 정말 고맙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의연하게 사랑하는 부부 이야기는 5월 7일 인디펜던트 등 영국 매체들에 소개되며 널리 알려졌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며칠이 될 수도, 몇 주 혹은 몇 달이 될 수도 있죠. 하지만 확실한 건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 부부는 서로 함께하는 매 순간을 행복하게 보낼 거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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