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만 원 들여 추억앨범 만든 70대 부부 “태워버리고 싶다”

celsetta@donga.com2017-05-15 18: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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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0위안(한화 약 56만 6000원)이나 되는 거금을 들여 크루즈 여행 추억앨범을 만든 70대 중국 부부가 “태워버리고 싶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큰 돈을 지불한 데 비해 사진이 형편없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춘절 연휴를 맞아 노년 부부들을 위한 크루즈 여행을 예약한 주 씨 부부는 ‘전문 사진작가가 잊지 못할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드린다’는 홍보를 듣고 포토북 추가금을 지불했습니다. 기본 무료사진 10장에다 장당 120위안(약 1만 9000)원짜리 추가사진 29장이 추가돼 총 3480위안이나 되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하지만 뜻 깊은 추억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전문가가 찍어준다고 하니 멋진 사진이 나올 것 같아 기꺼이 돈을 냈습니다.

마침 결혼 45주년이었던 부부는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준비해 한껏 기분을 냈습니다. 드레스를 입고 나온 아내가 “뚱뚱해 보인다”며 걱정했지만 사진가는 “날씬해 보이게끔 보정해 드릴 테니 걱정 마시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안에 보내준다던 앨범은 석 달이 지나서야 도착했습니다. 앨범을 받은 주 씨는 “태워버리는 게 좋겠다”고 분노했는데요. 사진 품질이 도저히 전문가 작품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부부의 딸도 “그 돈을 받고 이렇게 찍어 주다니 말도 안 된다”며 사진들을 SNS에 공개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내가 폰으로 찍어도 저것보다 잘 찍겠다”, “너무 성의 없게 찍은 것 같다”, “전문가 고용한 것 맞나”, “부모 뻘인 어르신들께 뭐하는 짓이냐”, “이건 거의 사기 수준이다. 환불해 줘라”라며 업체를 비난했습니다.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은 5월 11일 상하이스트 등 해외 매체들에 소개되며 알려졌습니다.

부부에게 앨범 값을 환불해 줘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었지만 회사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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