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엉뚱한 커플의 해돋이 프러포즈 찍은 사진작가

phoebe@donga.com2017-05-15 14:26:18
공유하기 닫기
제니 팜 페이스북. 제니와 약혼자 데이비드
미국인 사진작가 제이콥 피터스는 새벽 2시에 눈을 떴습니다. 일주일 전 그의 고객이 요청한 프러포즈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13kg의 장비를 짊어지고 아칸소의 해돋이 명소 혹스빌 크래그까지 등산을 했습니다.

멀찍이 자리 잡고 의뢰인 커플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제이콥은 드디어 완벽한 프러포즈 장면을 찍었고, 대단히 만족했죠. 그러나 그가 찍은 커플은 의뢰인이 아니었습니다.

제이콥은 의뢰인 남자에게 프러포즈 성공을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뜻밖의 답장을 받았습니다. “안 보여요, 어디 계세요? 저희 좀 늦을 것 같아요.”

제이콥이 엉뚱한 커플의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그는 사진을 삭제하는 대신 지난 5월 6일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고 공유를 요청했죠.

“오전 6시 17분경 젊은 남녀가 나타났습니다. 그들입니다. 나는 그렇게 확신했죠. 조금 늦었지만, 뭐 너무 늦진 않았습니다. 남자가 반지를 꺼내들고 무릎을 꿇고 말했습니다. 여자는 돌아서서 울기 시작했고, 그를 안아주었습니다. 여자가 ‘예’라고 대답했고 모든 것이 잘 된 게 분명합니다.”



사진작가 제이콥 피터스 (Jacob Peters) 페이스북
PREVNEXT
1/7
얼마 안 걸려 그는 사진 속 주인공이 텍사스 주 달라스 출신 데이비드 르와 제니 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데이비드와 제니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2년 반 동안 함께했다고 말했는데요. 데이비드는 하이킹 중에 갑자기 프러포즈해서 여자친구를 놀라게 하려고 했답니다. 하지만 같은 날 아침, 다른 커플도 똑같은 계획을 세운 줄은 전혀 몰랐던 거죠.

제니는 “처음에는 조금 감상적이라고 생각해 일출을 촬영해달라고 남자친구에게 부탁했는데, 그 순간 남자친구가 돌아서서 한쪽 무릎을 꿇고 반지를 들고 있었다”라며 “영화처럼 느껴졌다”고 BBC에 말했습니다.

제니가 찍은 사진에는 사진작가 제이콥이 찍혀 있었는데요. 두 사람이 연락하자, 제이콥은 돈 한 푼 받지 않고 사진을 주었다고 합니다.

제이콥은 “사진을 공유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라며 “인터넷은 나를 실망하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