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씨 ‘히틀러’로 바꿔달라” 美 나치 추종자 개명신청 통과

celsetta@donga.com2017-05-11 14:28:07
공유하기 닫기
자기 성씨(姓)를 ‘히틀러(Hitler)’로 바꾼 미국 남성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네, 그 악명 높은 독재자 히틀러 맞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주에 거주중인 이시도어 히스 캠벨(Isidore Heath Campbell·44)은 2017년 5월 8일부터 ‘이시도어 히스 히틀러’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얄궂게도 그의 새 이름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5월 8일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일입니다. 그는 일부러 이 날에 맞춰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일 USA투데이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이시도어의 새 이니셜 I. H. H.는 ‘I Hail Hitler’의 약자로, 히틀러에게 존경을 바친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나는 새로운 히틀러다”라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남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이런 이름이 어떻게 법원을 통과한 걸까요. 뉴저지 주 법은 외설적인 이름, 숫자, 그림으로 된 심볼 혹은 판독할 수 없는(글자가 아닌) 이름만 금지할 뿐 다른 기준은 적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들 '아돌프 히틀러'(가운데)를 안고 있는 이시도어(왼쪽)와 전 부인 데보라 캠벨(Deborah Campbell·오른쪽).

이시도어의 잘못된 믿음 때문에 그의 자녀들도 피해를 봤습니다. 그는 여성 다섯 명과의 사이에서 자녀 아홉 명을 두었으며 아이들 이름마저 나치 관련자들로부터 따왔습니다.

‌그는 아무 죄 없는 아이들 이름을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조이슬린 아리안 네이션(JoyceLynn Aryan Nation·아리아인(백인)의 나라)’, ‘혼츨린 힌러 지니(Honzlynn Hinler Jeannie·나치 친위장교 '혼츨린')’, ‘에바 브라운(Eva Braun·히틀러와 연인관계였던 여성 이름)’, ‘하인리히 혼스(Heinrich Hons·나치 친위대장 '하인리히')’등으로 지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아이들은 이전 성(姓)인 ‘캠벨’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습니다. 이시도어는 현재 양육권을 박탈당한 상태이며, 자녀 중 네 명은 주정부 관리 하에 위탁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시도어와 그의 연인 베타니 지토(Bethani Zito·26).
아이들에게 나치 부역자 이름을 붙여준 이시도어의 만행은 뉴저지 주의 한 베이커리 덕분에 전국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시도어는 2008년 아들 아돌프의 세 번째 생일을 맞아 케이크에 ‘아돌프 히틀러, 생일 축하해’라고 적어달라고 주문했고 가게 측은 이 요구를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동네에서 거절당한 이시도어는 차를 타고 10마일(약 16km)떨어진 펜실베이니아 주까지 달려가 케이크에 문구를 적어 오는 집념을 보였습니다.

2011년 막내아들 하인리히가 갓 태어나자마자 양육권을 빼앗긴 이시도어는 카운티 법원청사 앞에 나치 제복을 입고 등장해 “내 아들을 돌려달라”고 청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금도 “내 아이들에게 ‘아빠는 너희들을 사랑한다’고 전해 달라. 나는 꼭 아이들을 되찾을 것이다”라며 양육권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