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소년, 엄마들에게 전하는 말

phoebe@donga.com2017-05-11 12: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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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맡길 때, 행복하게 함께 찍은 사진 한 장만이라도 함께 넣어줬으면
방송화면 캡처
부모가 키울 수 없는 아이를 익명으로 맡기는 ‘베이비박스’. 서울에서만 한 해 150명 이상의 영아가 종교시설 베이비박스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베이비박스가 운영 중인데요. 10년 전 구마모토 병원 베이비 박스에 맡겨진 아이가 5월 11일 TBS에 출연했습니다.

10년 전 구마모토시 자혜 병원에 개설된 ‘황제의 요람’이라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나오키 군은 지금은 양부모 밑에서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아기를 안전한 박스에 넣고 버저를 울리면 관계자가 나와 아기를 데려가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와 같습니다.

나오키 군은 맡겨진 아이들만이 전할 수 있는 말이 있다고 생각해 인터뷰에 응했다고 합니다. 소년은 “그것은 과거의 기억이랄까, 기록이므로 마음 한 켠에 간직한 채로 어른이 되어가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의젓하게 말했습니다.

꿈을 물어보는 기자에게 나오키 군은 “어린이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싶다. 맡겨진 어린이 이외에도 고민이나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생각하는 아이도 있기에, 그런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자혜병원에서 재작년까지 간호부장을 맡아 왔던 다지리 유키코 씨(67)는 ‘황제의 요람’ 개설부터 운영까지 깊이 관여돼 있습니다. 유키코 씨는 미혼모 미키 씨를 매년 만나고 있는데요. 미키 씨는 10대 시절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몰래 출산했다고 합니다. 베이비 박스 앞에 아이와 쓰러져 있던 미키 씨를 발견한 것은 유키코 씨입니다.

“사실 아이를 혼자 키우고 싶었다”는 미키 씨는 신원을 밝힌 후 아기를 병원에 맡겼습니다. 아기는 현재 보육원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미키 씨는 안정된 일자리를 찾고 빨리 아이를 되찾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베이비박스’ 출신 나오키 군은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맡기는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맡기는 엄마에게 메시지랄까,. 성인이 되어 감에 따라 질문이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고, 나중에 자식을 낳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사진 한 장만이라도 함께 넣어주고 맡겨주시면...응석 받아주고 소중히 여겨진 엄마가 있다는 것이 눈이 보이는 형태로 남으면, 아이에게 좋은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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