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여자로, 한 번은 남자로…성별 바꿔 세 번 결혼한 사람

celsetta@donga.com2017-05-10 18: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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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리체(좌)·웬 로슨(우) 부부. 사진=Mirror
세 번 결혼한 영국 남성 웬 로슨(Wenn Lawson·65)씨가 자신의 인생사를 털어놓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5월 9일 미러(Mirror)와 인터뷰한 로슨 씨는 “이번이 내 마지막 결혼이다. 이번 결혼이야말로 진정한 결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웬디(Wendy)’라는 여성으로 태어난 로슨 씨는 데이브(Dave)라는 남성과 1972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부부 사이에서는 네 명의 자녀가 태어났지만 로슨 씨는 행복하지 않았고, 가사를 도와주던 스위스 출신 여성 베아트리체(Beatrice·53, 당시 20세)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전 남편 데이브(왼쪽, 모자이크)씨와 로슨 씨의 결혼식. 사진=Mirror
1991년 남편과 이혼한 로슨 씨는 2007년 베아트리체와 시민 파트너(civil partnership·동성간에 인정된 혼인관계)를 맺었습니다. 당시 로슨 씨는 비로소 성 정체성을 찾았다는 생각에 행복했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재혼 4년 만에 스스로가 ‘이성애자 남성’으로서의 성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걸 깨달은 것입니다.

로슨 씨는 ‘웬디’에서 ‘웬’으로 이름을 개명하고 남성으로서 파트너 베아트리체와 다시 결혼했습니다. 그는 “이미 결혼한 사이이긴 하지만, 남자로서 베아트리체와 다시 결혼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여성으로서 베아트리체 씨(왼쪽)와 결혼식을 올렸을 당시의 로슨 씨(오른쪽). 사진=Mirror
두 사람은 현재 호주 워넘불로 이주해 가정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로슨 씨는 “약간의 자폐증 증세가 있어 내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는 게 늦었던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어린 시절부터 남자 옷 입는 걸 좋아했고 2차 성징 이후에는 몸매를 숨기기 위해 애썼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이어 “나와 데이브는 좋은 사이였지만 연인이 아니라 친구였다. 우리는 당시 사회환경 때문에 스스로의 감정을 착각한 채 결혼했다. 난 데이브를 친구로서 정말 좋아했지만 드레스를 입어야 했던 결혼식 당일은 아주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파트너인 베아트리체 씨의 입장은 어떨까요. 베아트리체 씨는 “솔직히 좀 복잡한 감정이 있다. 내가 사랑에 빠진 건 여자였던 웬디였으니까. 하지만 나는 ‘웬’이 된 그도 여전히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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