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나란히 세상 떠난 노부부 아들 “천국서 탱고 출 듯”

phoebe@donga.com2017-05-05 1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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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 VATKIN
손을 꼭 잡은 채 40분 차이로 세상을 떠난 영화 같은 부부가 있습니다. 69년간 함께 한 그들의 사랑은 하늘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에 사는 아이작 바트킨(Isaac Vatkin·91)과 테레사 바트킨(Teresa·89) 부부는 4월 23일 하이랜드 파크 병원에서 손을 꼭 잡고 저세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부부의 감동적인 이야를 5월 1일(현지시각) 피플 지가 전했습니다.

두 사람의 아들 다니엘은 “이 모든 슬픔에도, 두 분이 함께 떠났기에 기쁘다”라고 말했습니다. 테레사는 이날 오전 12시 10분에 사망했고, 아이작은 40분 후 사망했습니다. 유족으로는 세 명의 자녀, 여덟 명의 손자, 5명의 증손자가 있습니다.

다니엘은 현재 심경은 힘들지만, 다르게 보면 아름다운 조각 같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부모님은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단합했다”고 말했습니다.

아들 레오는 “두 분은 훨씬 더 나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엄마 눈에서 눈물 두 줄기에 흘러내리더니 우리를 떠나가셨다”라며 “아버지 손에서 엄마 손을 풀어드렸는데 그 순간 아버지의 숨이 멎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두 분은 하늘에서 함께 다시 춤추는 천사들”이라고 했습니다.



ⓒLEO VATKIN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자란 아이작은 가죽 제품 제작자로 일했습니다. 그는 해안도시 마르 델 플라에서 살던 테레사를 만나 1947년 결혼했습니다. 세 자녀를 낳고 살던 가족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미국 시카고로 이주했습니다. 손을 맞잡고 탱고를 추는 것을 사랑했던 부부는 한 번도 큰 소리로 싸운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다니엘은 “우리 엄마는 여왕 대접을 받았다”라며 “두 분은 배우자를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와 서로를 사랑하고, 잊고 용서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습니다.

10년 전 아내 테레사가 알츠하이머에 걸리자, 남편 아이작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여든의 나이에 컴퓨터를 배울 정도로 열정을 다했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알츠하이머 연구소에 데려가 연구 실험에 등록시키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병세는 점점 악화됐습니다. 아들 다니엘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LEO VATKIN
“아버지는 결코 엄마를 사랑하는 걸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어떤 노인이 방을 잘못 들어왔습니다. 아버지가 ‘내 연인 옆에 가도록 하지 않을 거야!’라고 소리 질렀죠. 병에 걸린 엄마를 보는 스트레스가 아버지를 죽게 했어요.”

4월 남편은 인플루엔자로 입원하고 아내는 폐렴으로 입원했습니다. 둘 다 호스피스 간호를 받았고 결국 같은 방에서 지내게 됐습니다. 그 들은 손을 잡았고 생애 마지막 순간에도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아이작은 연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길 “기다렸다”고 아들 레오는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먼저 임종할 거라고 했는데, 12시간을 더 버티셨어요. 그는 정말 엄마와 함께 가고 싶었던 거예요.”

노부부는 이제 천국에서 영원히 탱고를 출 것입니다. 레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결혼 서약할 때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라고 하잖아요? 그러나 우리 랍비는 이렇게 말했어요. ‘아니, 죽음은 그들과 함께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여전히 함께하고 있기에!’” 

ⓒLEO VAT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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