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슨 ‘트럼프 100일’ 풍자…‘겨우 임기 6.8% 지났네’

phoebe@donga.com2017-04-28 17: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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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더 심슨스’(THE SIMPSONS)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후 100일을 신랄하게 풍자했습니다.

미국 애니메이션 폭스(Animation on FOX) 채널은 4월 26일 유튜브에 ‘도널드 트럼프 취임 후 100일(시즌 28)’이라는 1분 36초 분량의 동영상을 게재했습니다. 영상은 이틀 만에 335만 명이 시청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스티븐 킹의 공포 소설처럼 천둥이 치는 어두운 저녁 백악관에서 누군가 목을 매 숨지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언론과 자주 충돌해온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나는 그만두겠다’라는 유언과 함께 브리핑실에서 생을 마감한 것입니다. 이를 목격한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난 그의 후임이 되지 않을 거야”라며 황급히 도망갑니다.

다른 방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서로 목을 조르며 트럼프의 신임을 놓고 암투를 벌입니다.

카메라는 이층 트럼프 대통령의 침실을 비춥니다. 이 아비규환의 중심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침대에 기대 앉아 한가롭게 스마트폰을 보고 있습니다.

그의 침실에는 책 여러 권이 흐트러져 있는데 책 제목은 ‘거대한 폭탄에 대한 작은 책’(The Little Book of Big Bomb), ‘플로리다에서 하루에 1000만 달러 쓰기’(Florida on 10 Millions a Day) 등입니다. 한쪽 벽에는 거대한 트럭을 운전하는 트럼프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일 동안 많은 성과를 거뒀다”라며 “내 골프 핸디캡을 낮췄고, 트위터 팔로워가 700명이나 늘어났고, 동면 중인 곰도 쏠 수 있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때 대통령의 침실에 보좌관이 등장합니다. 그는 “당장 확인해야 할 새로운 법안들이 있다. 공화당원들에게만 감세하는 내용”이라고 말합니다.

트럼프가 텔레비전을 틀자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가 새 연방 대법관으로 등장합니다. 패션모델처럼 등장한 이방카는 진보 성향의 여성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내쫓고 그의 자리에 앉습니다.

같은 방송 채널을 보던 주인공 심슨 부부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데요. 부인 마지 심슨은 “끔찍하다”고 말하지만, 남편 호머 심슨은 “미국의 대통령에게 시간 좀 줘, 그는 이제 겨우 70살”이라고 말합니다.

거실에서는 무고한 시민이 공권력에게 잡혀가는데요. 바로 호머의 아버지가 요원들에게 질질 끌려갑니다. 노인은 “기억나지 않아!”라고 소리치며 저항합니다.

악몽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내레이터는 2020년까지 달력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100일이 지났다. 집으로 가는 길의 6.8%가 진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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