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많으면 벌점” 미세먼지 못 잡는 中, 애꿎은 미화원만 잡아

celsetta@donga.com2017-04-28 16:59:47
공유하기 닫기
사진=인민망(人民网)
쪼그리고 앉아 바닥에 테두리를 둘러 놓고 붓질하는 중년 남성과 그 모습을 심각하게 지켜보는 사람들. 무슨 일을 하는 중일까요. 중국 샨시 성에서 새로 시행되고 있는 ‘환경미화원 평가 시스템’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4월 26일 인민망은 샨시 성의 새 평가기준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암행어사처럼 불시에 출동한 거리환경 검사관들이 1제곱미터 안의 흙먼지를 쓸어본 뒤, 먼지 무게가 5그램을 넘으면 구역 담당 미화원에게 벌점을 부과하고 관리자에게도 경고합니다. 벌점을 세 번 받은 미화원은 해고될 수 있습니다.

올해 62세인 환경미화원 왕 관하이 씨는 벌점 잡히는 걸 피하기 위해 초과근무를 감수하고 있습니다. 새벽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거리를 돌며 하루 4~5번씩 담당 구역 전체를 쓸어내는 것입니다.



사진=인민망(人民网)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환경미화원은 노동자이지 노예가 아니다”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새 시스템’은 샨둥 성, 허베이 성 등 다른 지역으로도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확실히 깨끗해지기는 할 것 같다”며 정부 조치를 환영하는 이들도 일부 있었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이미 공기 자체가 먼지공기나 다름없는데 길바닥만 하루 종일 쓸어낸들 소용이 있겠는가”, “괜히 트집잡아 미화원들 괴롭히지 마라”, “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 무능을 포장하기 위해 힘 없는 미화원들 고생시키는 짓”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