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혼이 끓어오른다!” 은퇴한 소방관, 화재 초기진압

celsetta@donga.com2017-04-27 16: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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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이 도시를 지킬 뿐…”
평범한 동네 아저씨가 유사시 도시를 지키는 영웅으로 변신한다? 만화나 영화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7년 전 은퇴한 60대 전직 소방관이 길을 걷다 우연히 화재현장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가 초기 진압에 성공한 사연이 알려져 박수를 받았습니다.

4월 18일 부산소방안전본부는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한 건물 1층 배전반에서 발생한 화재를 전직 소방관 강병윤(65)씨가 빠르게 진압해 큰 피해를 막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19일 부산일보에 실려 많은 이들을 흐뭇하게 해 주었습니다.

‌강 씨는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을 보자마자 바로 근처 상가 소화기를 들고 달려갔습니다. 대처가 늦었다면 건물 전체를 뒤덮는 큰 불로 번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사진=부산소방안전본부
베테랑 소방관인 강 씨는 배전반에 물을 뿌리면 합선이 돼 폭발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소화기로 불씨를 잡은 뒤 이윽고 출동한 소방차를 안내했습니다. 강 씨는 소방호스 연결을 돕고 주변을 정리하는 등 화재진압이 완료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강병윤 씨는 1979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은퇴 전까지 31년 간 4000여 건의 화재 현장에 출동한 전문가입니다. 그는 화재 진압 뒤 주변 사람들에게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다. 화재현장을 보니 소방관 본능이 다시 살아난 느낌이었다. 아직 핏속에 ‘소방관 DNA’가 남아 있는 것 같다”며 멋진 말을 남겼습니다.

27일 부산해운대소방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대형화재를 사전에 차단한 강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습니다. 이종환 해운대소방서장은 “전직 소방관들의 귀중한 노하우,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 씨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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