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kg’ 걷기도 힘들었던 비글, 새 주인 만나 환골탈태

celsetta@donga.com2017-04-25 17: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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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ne Tail at a Time/Melissa Fisher
반려동물을 너무 잘 보살핀 나머지 작았던 동물을 큼직하고 통통하게 만들어 버린 주인을 가리켜 동물 ’확대범’ 이라고 농담하곤 하죠. 영양부족 상태에 놓여 있던 동물을 튼튼하게 ‘확대’ 하는 건 물론 권장할 만 하지만, 건강에 무리를 줄 정도로 살을 찌운다면 안 될 일입니다.

미국 시카고의 한 가정에서 살던 8살 난 비글 ‘케일 칩(Kale Chip)’은 치매 증상이 있는 주인 할아버지가 자꾸 밥을 주는 바람에 38kg까지 몸이 불고 말았습니다. 일반적인 비글이 9~12kg정도 나가는 것을 고려하면 정상 체중의 세 배 정도가 된 것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케일은 주인이 주는 음식을 그저 애정 표현이라고 여기고 행복하게 받아 먹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는 개를 제 때 산책시켜 주기도 어려웠고, 자연히 케일은 운동 부족과 영양 과다로 비만 상태가 됐습니다. 달리기도 힘들었고 몸통 살 때문에 뒷발로 목을 긁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태생적으로 운동량이 많은 견종에 속하는 비글에게 운동 부족은 큰 스트레스이기도 했습니다.



사진=One Tail at a Time/Melissa Fisher
다행히 케일은 2016년 시카고 지역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으로 구조됐습니다. 견주가 케일을 의도적으로 학대한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보살피기도 어렵다고 판단한 동물보호단체 직원들은 견주를 설득해 양육권을 넘겨받았습니다.

케일의 건강 관리를 도맡아 줄 임시 보호자도 나타났습니다. 임시보호자는 제빵사 일을 해 영양학에도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고, 맞춤 식단과 규칙적인 산책으로 관리받은 케일은 나날이 날씬해져 갔습니다. 시카고 시민들은 케일의 다이어트 도전기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응원했습니다.



사진=Happy Dog Barkery
38kg에서 18kg로 살이 쏙 빠지고 건강을 되찾은 케일. 동물보호소 측은 케일이 임시보호자에게 정식으로 입양돼 밝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살이 올랐던 시절 모습도 귀엽지만, 이제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게 됐으니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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