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닦아 매 달 30만 원 기부하는 아저씨 “행복해”

celsetta@donga.com2017-05-01 13: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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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남신문
하루 종일 구두를 닦아 번 돈을 아껴 매 달 30만 원씩 기부하는 남성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경남도청 인근에서 2005년부터 구두 관리 일을 하고 있는 정헌일(59)씨의 사연은 4월 24일 YTN채널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정헌일 씨는 12년 째 매 달 30만 원씩 떼어 사회복지단체와 유니세프 등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구두 한 켤레를 닦고 받는 돈은 3000원. 한 달에 수 백 켤레를 닦아 힘들게 번 돈에서 30만 원을 떼어내는 건 쉽지 않은 결심이었을 테지만, 정 씨는 오히려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집안이 너무 가난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글을 자유자재로 읽고 쓰지 못해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돈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해 왔다는 정 씨는 “이제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여전히 나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기에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고 기부하게 된 동기를 밝혔습니다.

자기 삶 역시 고단하지만 그 안에서도 남을 돕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정 씨. 그는 경찰서와 관공서에서 꾸준히 '인생 강연' 요청을 받을 정도로 인기 스타로 자리잡아 부산일보, 경남신문 등 지역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르기에 원고 한 장조차 없이 시작된 강연. 화려한 화술도 멋진 강의자료도 없었지만 그 어떤 유명인사의 경험담보다 진솔했고 깊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구두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닦는 ‘마음닦이 아저씨’ 정헌일 씨는 오늘도 사람들에게 미소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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