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20만 원까지…무시당하기 싫어 ‘게임 과외’받는 사람들

celsetta@donga.com2017-04-25 13:20:18
공유하기 닫기
사진=playoverwatch.com
“와 이 녀석 에임(조준) 봐라. 네가 사람이냐ㅋㅋ”

“……”
힘든 공부나 생업에서 잠시 벗어나 근심을 잊기 위해 하는 취미활동. 즐겁자고 하는 게임이지만 개인 실력차이에 따른 차별대우도 존재합니다. 특히 같은 게임을 함께 즐기는 청소년 또래 집단 사이에서는 잘 하는 친구를 동경하는 분위기가 있어 많은 청소년들이 ‘오버워치’나 ‘리그 오브 레전드(롤)’과 같은 ‘대세 게임’ 실력을 올리려 노력합니다.

책상에 오래 앉아만 있는다고 성적이 오르는 게 아니듯 게임을 무조건 많이 한다고 실력이 향상되지는 않습니다. 치열하게 분석하고 공부해야 실력을 올릴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게이머들은 좀 더 나은 실력을 갖기 위해 ‘게임 과외’까지 불사하고 있습니다.

4월 23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게임 과외 비용은 시간당 5000원부터 2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며 과외를 알선해 주는 웹사이트도 존재합니다. 한 고등학생은 “친구들과 모여 PC방에 가면 게임을 같이 하는데, 내 실력이 부족해서 우리 팀이 지면 미안하기도 하고 핀잔 들으면 기분이 상한다. 그래서 용돈을 모아 게임 과외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만~5만원 가량 용돈을 모아 과외 받고, 비용이 더 필요하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충당한다는 것입니다.

게임 실력을 올리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한 소액 사기범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사기범들은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게임 과외를 해 주겠다며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문화상품권 번호를 받은 뒤 연락을 끊어 버립니다. 피해액이 대체로 5000원~1만원 정도로 소액인데다 한 번 잠적한 사기꾼은 잡기 어려워 돈을 뺏기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알려지자 “공부도 과외받고 게임도 과외받고… 뭐든지 남보다 잘 해야 한다는 한국인 성향 탓인가”, “게임에서까지 스트레스 받아 가며 경쟁해야 하나”, “대세 게임이 하나 정해지면 유저들이 거기에 다 쏠리는 현상과도 관계가 있을 듯”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하는 네티즌이 많았습니다.

반면 “요리나 악기연주 같은 취미를 남한테 돈 주고 배우는 건 이상하게 여기지 않으면서 왜 게임을 배운다고 하면 멍청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게임 과외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시대다. 기왕 하는 게임 이기면서 하고 싶은 게 뭐가 잘못됐나”, “사기꾼에게 넘어가지 않고 합법적인 곳에서 잘 배운다면 문제 없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