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안 좋다”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없앤 ‘황당’ 지자체들

celsetta@donga.com2017-04-24 17: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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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뉴스
사진=SBS 뉴스
점자블록이 슬그머니 없어지고 있습니다. 눈치채셨나요?
시각장애인의 길잡이가 되어 주는 점자블록(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을 ‘도시 미관상의 이유’로 철거한 지자체들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4월 24일 SBS는 점자블록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익숙한 길에서도 헤매게 됐다는 시각장애인 홍서준 씨의 경험을 보도했습니다. 홍 씨는 지난 2016년 말 서울 동작구 사당~이수역 사이 인도에 설치돼 있던 500m길이 점자블록이 철거되자 보행에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홍 씨는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팔이 없어진 것 같은 심정”이라며 고충을 호소했습니다.

사당역 인근뿐만 아니라 중구 회현역 근처 10m길이 점자블록도 미관상 이유로 최근 사라졌습니다.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이 자주 이용하는 길에는 점자블록을 설치해 경로를 알려야 하지만, 보기 좋지 않고 다른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미 깔려 있던 점자블록마저 치우는 지자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도시디자인적으로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시각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점자블록을 치워버린 지자체들. ‘보기 좋은’ 거리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장애인이 안전하게 보행할 권리를 박탈하는 게 과연 합당한 처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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