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 탄 아기 아빠 ‘아동 인신매매’ 누명 써

phoebe@donga.com2017-04-22 1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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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딸이 아빠와 비슷하게 보이지 않아서”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아일랜드계 미국인 여성이 멕시코 출신 남편이 3살짜리 딸과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탔다가 딸과 비슷하지 보이지 않다는 이유로 아동 인신매매 혐의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우라 퍼피(Maura Furfey)는 4월 17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에 가족이 겪은 끔찍한 경험에 대해 털어놨습니다.

마우라의 남편 오스발도 마시엘은 3월 1일 딸과 함께 유나이티드항공으로 멕시코 칸쿤에서 미국 뉴욕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런데 한 비행기 승객이 아빠와 딸이 닮지 않았다며 승무원에게 “저건 분명히 아동 납치”라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마우라의 딸은 아일랜드계인 자신과 멕시코계인 남편을 골고루 섞어놓은 외모라고 합니다. 남편과 딸은 일 년에 한두 번 멕시코에 있는 어머니, 할머니를 보기 위해 다녀오곤 했습니다. 마우라가 일 때문에 시댁에 못 가더라도 두 사람은 항상 잊지 않고 가족을 만났죠.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동 납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도 증거도 없었습니다. 단지 승객의 말은 “남편이 딸에게 이상한 집착을 보였고, 몸을 던져 딸을 꼭 끌어안았다”는 것인데요. 인종차별적인 시각으로 아빠와 딸의 정상적이고 사랑스러운 스킨십을 부정적으로 본 것입니다. 

마우라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말을 승무원이 그대로 수용한 것에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버지와 딸이 주기적으로 멕시코를 다녀간 비행기록이나 여권만 살펴봐도 장상적인 가족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일인데 말이죠.

‌마우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사람은 항상 있고 우리 부부가 그런 사람들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런데 주요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사 승무원이 그런 관찰을 진지하게 고려한 것이다. 그래서 항만 당국과 세관 및 국경 보호국(CBP)에서 남편과 딸을 비행기에서 끌어내어 심문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죄지은 사람처럼 다른 승객들이 보는 앞에서 아빠와 딸은 비행기에서 호송되고, 심문을 받았습니다. 딸이 어디서 태어났는지, 누가 있었는지, 출생증명서가 발급된 곳에 관해 묻던 공무원들은 신고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 마우라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들은 신고가 있어 의무적으로 조사를 했다고 했고, 신고자의 (인종차별적인) 정신 상태까지 조사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어린 딸은 아빠가 조사를 받는 내내 무서워 슬피 울었습니다. 마우라 부부가 항공사 고객서비스 부서에 불만을 제기하자 며칠 후 사과와 100달러 여행 상품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마우라는 그 항공사 비행기는 절대로 타지 않을 것이라 상품권은 쓸모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시민들이 4월 12일 폭력까지 행사하며 승객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끌어내려 물의를 빚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미국시민들이 4월 12일 폭력까지 행사하며 승객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끌어내려 물의를 빚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미국시민들이 4월 12일 폭력까지 행사하며 승객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끌어내려 물의를 빚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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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나이티드항공은 초과예약 문제로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승객을 비행기에서 강압적으로 끌어내려 세계적으로 물의를 빚었습니다. 또한 몸에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은 여성 승객을 태우지 않아 비난을 사기도 했죠. 이런 가운데 미국인들 열에 여덟은 같은 가격이면 유나이티드항공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4월 17일 모닝컨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 사태를 알고 있는 응답자 중 79%가 가격과 노선이 같을 경우 유나이티드항공 대신 아메리칸항공을 선택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특히 44%는 경유하고 돈을 더 내더라도 유나이티드항공은 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섬네일 자료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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