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 자리 양보했다 오히려 핀잔 들은 직장인 “억울해”

celsetta@donga.com2017-04-17 13: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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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온 몸이 녹초가 된 채 올라탄 퇴근길 버스, 기적처럼 비어 있는 자리 하나.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죠. 등받이에 몸을 기대면 나도 모르게 스르르 눈이 감기기 마련입니다. 피로에 못 이겨 꾸벅꾸벅 졸면서도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해 드렸다가 감사 인사는커녕 오히려 핀잔만 들은 한 직장인이 억울한 심정을 호소해 공감을 샀습니다.

4월 12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는 “20대 후반의 여성 직장인으로,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직업이라 퇴근 후에는 완전히 방전된다. 출퇴근 시간은 왕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A씨는 “평소처럼 버스를 타고 귀가하다 자리가 나서 앉았다.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옆에서 ‘좀 비켜주지…’ 하는 소리가 났다. 잠결에 옆을 보니 할머니 한 분이 서서 비켜달라는 듯 눈치를 주며 중얼거리고 계셨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자신도 피곤했지만 할머니가 워낙 앉고 싶어하시는 것 같아 자리를 비켜 드린 A씨는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었습니다. 자리를 양보 받은 할머니가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진작 좀 비키지!”라며 퉁명스럽게 핀잔을 준 것입니다.

A씨는 “너무 황당했지만 할머니께 뭐라고 따질 수도 없고, 그냥 가만히 있다가 버스에서 내렸다. 하지만 아직도 속이 상한다. 이런 제가 이상한 사람인가요”라며 서운한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속상할 만 하다”, “나도 자리 양보하고 욕 먹은 적 있다”, “글쓴이가 일부러 자는 척 한 것도 아닌데 할머니가 너무하셨네”, “나이를 먹었다고 자동으로 ‘어르신’이 되는 게 아니다. 품격 있는 노인만이 어르신 대접 받을 자격이 있다”이라며 A씨를 위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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